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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저격 하얼빈서 안중근 의사 추모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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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저격 하얼빈서 안중근 의사 추모 기념행사

입력
2015.10.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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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거사 106주년 기념 한중 학술세미나 참석자들이 26일 중국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서 의거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안중근 의사 거사 106주년 기념 한중 학술세미나 참석자들이 26일 중국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서 의거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안중근 의사가 일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지 106주년이 되는 26일 현장이었던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에서는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한국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와 회원 등 40여명은 이날 오전 하얼빈시 하얼빈역에 건립된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윤원일 기념사업회 부원장은 기념사에서 “안 의사의 거룩한 희생정신과 동양평화사상을 가슴 깊이 새기고 유지를 받들어 평화통일을 이룩하고 나아가 평화의 누리를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안 의사가 거사를 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을 바로 볼 수 있는 기념관 안에서 기념미사를 한 뒤 안 의사의 의병 투쟁, 조국독립을 결의한 단지(斷指)동맹, 최후의 유언 등 안 의사 업적과 사상을 조명한 사진 및 사료를 관람했다. 이날 기념식은 당초 북한의 종교인협회와 공동으로 열 예정이었으나 사전 접촉이 불발되면서 무산됐다.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도 이날 오전 하얼빈역 안 의사 기념관에서 별도로 ‘안중근 장군 의거 106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서는 안중근 의사 거사 기념 한중 학술세미나도 열렸다. 세미나는 하얼빈조선민족예술관과 대진대, 하얼빈한인회가 주관하고 재외동포재단ㆍ주선양한국총영사관이 후원했다.

배규한 대진대 부총장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중재자 역할을 할 기반을 마련했고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이끌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런 관점에서 안 의사가 100년 전 옥중저서 ‘동양평화론’에서 남긴 경제통합 메시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사는 뤼순(旅順)을 중심으로 일본ㆍ청ㆍ한국이 동양평화회의를 조직하고 공동 중앙은행 설립과 공용화폐 사용을 통한 3국간 경제공동체 창설을 주장했다”며 “이는 안 의사가 아시아 통합, 나아가 세계공동체 구상의 선구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부총장은 “미중의 경제권 다툼과 다자간 통상, 지역경제권을 둘러싼 이합집산 등 복잡한 흐름 속에서 정치ㆍ금융ㆍ안보협력 3대 축으로 구성된 안중근의 동양평화구상은 실효성을 지녔다”면서 “경제협력을 거쳐 정치협력으로 향하는 오늘날 유럽통합과정에 비춰볼 때 통찰력이 돋보이는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서명훈 하얼빈 안중근의사기념관 고문은 "제국주의의 중국 분할 조류 속에 1909년 안 의사는 아시아 각국이 단결해 자주 독립을 쟁취하고 아시아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제시했다”며 “이는 1918년 미국 우드로 윌슨, 1919년 중국 이대소의 민족자결 원칙 등과 맥을 같이하면서 시기적으로 훨씬 앞서는 탁견”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주 헤이룽장 중러경제연구원 한반도연구소장은 “의거 후 100여년이 지났지만 중국과 한반도에서 안중근 사적과 정신을 연구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난다”면서 “새로 대두하는 일본 우익세력과 군국주의가 동아시아 안전을 위협하는 등 현실문제 해결에 실질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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