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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2순위 총장 임명에 내홍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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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2순위 총장 임명에 내홍 심각

입력
2015.10.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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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틀간 ‘수용 여부’ 투표

찬반 결과 상관 없이 생채기 불가피

국립대 총장 임명과정에서 처음으로 2순위 후보자가 총장에 임명된 순천대학교가 급속도로 내부 분열을 보이고 있다. 결과에 승복하자는 측과 인정할 수 없다는 측이 충돌하면서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교육부 결정에 반발한 순천대 교수평의회는 지난 22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전체 교수 투표를 통해 2순위 총장 임명에 대한 수용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김정빈 교수회 의장은 “대학의 자율성을 무시한 정부의 결정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강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투표는 26일 오전 9시부터 27일 오후 2시까지 이틀간 실시된다.

그러나 이번 찬반투표는 결과에 관계없이 내부 분열이라는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수용거부가 결정되면 교육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총장 불인정이라는 겉잡지 못할 후폭풍이 예상되고, 수용하더라도 자율권 훼손과 정부의 대학 길들이기에 끌려갔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임용을 받아들일 경우 순천대의 사례가 교육부의 총장 임명제청 거부로 총장 장기 공백 상태가 이어진 전주교육대와 공주대, 경북대, 한국방송통신대 등 다른 국립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순천대 한 교수는 “정부가 타당한 근거와 이유도 없이 1순위 후보를 배척한 것은 대학 자치권을 무력화하고 대학을 통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교수와 구성원 사이에서는 혼란을 수습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2순위 임용을 받아들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투표를 무산시키자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진성 총장은 지난 22일 전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반발 여론을 일축했다.

박 총장은 이메일에서 “행정공백이 길어지거나 내분과 갈등이 심화된다면 대학 발전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대학 자율성이 침해되었으니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몇몇 구성원의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결정에 따라 주어진 책무를 시작하려 한다”며 총장 행보를 공식화했다. 박 총장은 지난 21일부터 업무에 들어갔으며 11월 중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순천대는 지난 6월 간선제를 통해 제8대 총장 후보에 행정학과 정순관 교수를 1순위로, 사회체육학과 박진성 교수를 2순위로 선정해 지난달 정부에 추천했으나 정부는 아무런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2순위인 박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해 반발을 샀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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