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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퍼트리샤' 하루 만에 최고등급된 이유는

입력
2015.10.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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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퍼트리샤'가 멕시코 남서부 태평양 연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모습이 23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잡혔다. AP 연합뉴스
초대형 허리케인 '퍼트리샤'가 멕시코 남서부 태평양 연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모습이 23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잡혔다. AP 연합뉴스

지난 24일 멕시코 태평양 연안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퍼트리샤’가 올해 발생한 ‘슈퍼 엘니뇨’때문에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와 향후 강력한 허리케인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퍼트리샤는 단 하루 만에 최고등급으로 세력이 커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5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퍼트리샤는 23일 새벽4시쯤 멕시코 서남부 태평양 연안에 상륙할 당시 최고풍속이 시속 320㎞로 ‘카테고리 5’에 해당하는 최고등급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퍼트리샤는 21일 밤10시에 관측됐을 때만 하더라도 최고풍속이 시속 약 100㎞에 불과한 일반적인 열대성 허리케인이었다. 약 하루 만에 태풍의 위력이 약 하루 만에 세 배 이상 커진 것이다.

기상전문가들은 퍼트리샤가 이처럼 급속하게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전한 것은 올해 전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슈퍼 엘니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태평양의 해수면온도는 평균 섭씨 29.1도로 평년보다 2.5도나 높은 상황이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으면 엘니뇨로 분류한다는 점에서 지금 엘니뇨 수준은 역대 최고수준으로 분류된다. 엘니뇨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대기에 충분한 열과 수분을 공급하면서 퍼트리샤가 단 시간 내에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올해 풍속이 시속 254㎞를 넘는 5등급 태풍이 모두 9개로 연평균(5, 6개)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대규모로 세력을 확장한 퍼트리샤가 23일 오후6시15분쯤 멕시코 서남부 태평양 연안 지역인 할리스코주 일대에 상륙하자 멕시코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4개 주를 중심으로 주민 수만명을 대피시켰다. 태풍이 상륙한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전신주와 나무가 쓰러지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할리스코주 당국은 휴양지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만 관광객 1만5,000여명이 피신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퍼트리샤는 상륙 하루 뒤인 24일 새벽 멕시코 서부 산간지역을 지나면서 풍속이 2등급 수준인 시속 155㎞로 급속히 약화돼 우려됐던 대규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간지역은 공기 중에 수분이 적어 허리케인이 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멕시코 당국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사망자나 부상자 등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기상당국은 퍼트리샤가 25일에 텍사스주에 도달했으며 폭우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23일 밤 방송 연설에서 “허리케인의 위력에 비해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면서 “아직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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