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이 마운드 전력의 절반을 빼놓고 전쟁에 나서게 됐다.
삼성 구단은 26일 개막하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선수 엔트리(28명)를 25일 발표했다. 이 중 팀의 핵심 전력인 투수 윤성환(34)과 안지만(32), 임창용(39)이 명단에서 빠졌다.
삼성은 지난 20일 김인 구단 대표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한국시리즈 엔트리 발표를 통해 의혹에 연루된 선수가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들 세 명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공교롭게도 선발-중간-마무리의 핵심 투수 3명이 모두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 정규시즌에서 윤성환은 팀 내 다승, 안지만은 홀드, 임창용은 세이브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올해 선발 5명이 모두 10승 이상씩을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지만 그 중에서도 윤성환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30경기에 나와 17승8패 평균자책점 3.76을 올렸다. 리그 다승 3위이자, 평균자책점 8위다. '큰 경기'에서 안정감도 돋보였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2012년과 2013년 잇달아 1선발로 나서는 등 통산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대체 불가' 안지만의 공백은 더 뼈아프다. 셋업맨 안지만은 삼성 마운드의 허리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올해 66경기에 나와 4승3패 37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세웠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시즌 내내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중간 투수가 부족하다. 안지만을 제외하고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안지만마저 한국시리즈에 설 수 없게 되면서 류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특히 안지만은 한국시리즈 상대인 두산전에 올해 6경기에 등판해 1승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거둘 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임창용의 공백도 치명적이다. 강한 뒷문이 강점이던 삼성은 당장 마무리 투수부터 새로 구해야 한다. 임창용은 올해 55경기에 나와 5승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
삼성 투수진은 올해 총 88승(56패) 60홀드 34세이브를 올렸다. 이 중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은 셋이 합해 26승, 37홀드, 33세이브를 따냈다. 총 182개의 승리 포인트 중 96개를 합작했다. 산술적으로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 전력의 52.7%가 사라진 셈이다.
<p align="left">이들은 다음 달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0)는 이날 세 투수 대신 좌완 선발 장원준(두산)과 중간계투 심창민(삼성), 마무리 임창민(NC)을 새로 최종 엔트리에 넣었다.
사진=삼성 윤성환-안지만-임창용(왼쪽부터).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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