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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진출ㆍ폭스바겐 사태 여파…캐피탈업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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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진출ㆍ폭스바겐 사태 여파…캐피탈업계 이중고

입력
2015.10.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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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카드사들의 잇따른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에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도 수입차 할부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업계에 악재가 되고 있다.

● 삼성카드ㆍ우리카드 등 속속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캐피탈업계의 자동차금융 비중은 50% 수준으로 상당하다. 그런데 올해 초 현대차와 카드사 간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이 결렬되며 캐피탈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전개됐다. 복합할부금융은 차를 살 때 캐피탈 사가 중간에 끼는 방식이다. 차를 사는 고객이 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캐피탈사가 이를 대신 내주고 고객이 캐피탈사에 매달 할부로 결제한다. 수수료율 협상 결렬로 복합할부금융이 사라지며 캐피탈사들은 자체 할부 상품을 판매해왔다.

문제는 최근 카드사들이 직접 자동차금융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6월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할부금리를 주고 구매대금을 일부 환급해주는 금융서비스를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우리카드가 자동차할부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금리를 대폭 낮춘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캐피탈업계가 긴장하는 눈치다. 이 외에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도 별도 서류 작성 없는 간편 결제와 캐시백을 이용해 자동차금융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차 구매 수단으로 신용카드 결제는 매월 1조7,000억~1조8,000억원으로 꾸준하다.

카드사들은 캐피탈사에 비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조달능력이 좋아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고 은행 고객 등 이미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쉽게 영업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만큼 점유율 확보가 우선"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캐피탈 업무의 자금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낮은 금리, 높은 캐시백 혜택 등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폭스바겐 사태 여파도 악재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 여파도 캐피탈업계에 악재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직접 개별 여신전문회사를 설립해 50~60%의 물량을 소화하고 국내 판매량의 2~3%를 캐피탈업계가 담당하는 모양새였다. 수입차 거래량이 늘어나며 캐피탈사들이 최근까지도 다양한 판촉 행사와 이벤트 등을 벌였다. 그러나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폭스바겐 상품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판매량 감소로 수입차 할부금융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국내 리콜 대상 차량은 9만6,000여대(아우디 약 2만9,000여대 제외)에 이른다. 특히 이 가운데 약 1만대는 엔진까지 손봐야 한다고 알려진데다 리콜 기간이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며 소비자들은 폭스바겐에 등을 돌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10월 판매량은 반토막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캐피탈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폭스바겐 코리아 측도 "예상 이상으로 판매가 좋지 못하다"고 분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카드사의 영업권 확장, 폭스바겐 사태의 여파로 캐피탈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살 길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건 맞다"며 "자동차금융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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