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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레임덕은 없다”존재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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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레임덕은 없다”존재감 과시

입력
2015.10.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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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념음악회에서 연설하고 있다.뉴욕=신화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념음악회에서 연설하고 있다.뉴욕=신화 연합뉴스

“당신들,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유엔 내부 뇌물 스캔들과 전세계 주요 분쟁에서의 유엔 역할 축소 등 리더십 위기에 몰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부쩍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한 차례도 쓴 소리를 하지 않던 5개 강대국(안보리 상임 이사국) 대표들에게 화를 내거나, 임기를 불과 1년 가량 남겼는데도 유엔 개혁을 계속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24일 강대국의 막후 담합으로 위기에 빠진 안보리 상황을 설명하는 기사에서 반 총장의 변신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뉴욕의 유엔 본부 맞은편 식당에서 열린 오찬에서 반 총장은 안보리 상임 이사국 대표들을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소극적이라며 질책했다.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반 총장이 강대국 대표들을 비난한 적이 없다”며 이날 행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내 임기가 불과 1년2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꿀 것은 바꾸고 개혁할 것은 개혁하고 떠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대 상임이사국 대표들은 전례 없는 반 총장 태도에 크게 당황하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의 적극적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존 애쉬 전 유엔총회 의장 비리 혐의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고, 내부감찰실의 감사 결과에 따라 총회 의장의 처신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건 초기 반 총장 주변에서 총회 의장과 사무처의 독립적 역할을 강조하며 거리를 두려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 총장은 “유엔 총회가 도덕적 완결성을 지니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193개 회원국에 대책 마련을 권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연례 절차에 따른 것이지만, 북한 인권상황을 우려하는 보고서도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 반 총장은 22일 제출한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에 변화가 있다는 징후가 없으며 정치범들과 고위 당국자들이 처형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계속 자행하는 납치와 강제실종, 이산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북한의 인권 범죄 관련자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 사회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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