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청년이 인터넷에 몇 줄의 글을 올렸다가 지적을 당했다. 그가 쓴 문장은 ‘볼 일’을 보다 죽는 건 참 안됐다는 뜻의 ‘A shame he died in a privy taking a dump’이었다. 여기서‘A shame he died’가 아니라 ‘dies’로 써야 했다는 것. 항시성이나 보편성의 내용에는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을 사용하라는 비판이다. 문제는 그 기준점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언문일치의 언어인 영어에 캐주얼한 용례가 많아지면서 학자들의 문법에 대한 지적이 빈번해지고 있다. 글에 문법적 하자가 있다고 과감하게 지적을 하는 사람을 두고 ‘grammar Nazi’라고 부르는 말까지 생겼다. 앞서 예로 든 문장으로 돌아가면, ‘take a dump’라는 표현이 예전 같으면 흔히 쓰는 말은 아니다. 배변하다는 의미의 고전적이면서 점잖은 단어 defecate, excrete 등을 예전엔 주로 썼지만, 최근엔 crap, dump, take a shit 등이 자주 쓰인다. 같은 뜻으로 pass a motion, move the bowels, empty the bowels, open the bowels란 관용 표현도 많이 쓴다. 똑같은 상황을 전달하는 표현이 많은 이유는 저마다 어감이 다르고 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제 얘기로 돌아가면 세익스피어도 ‘리어왕’극본에서 한 노인의 죽음을 묘사하면서 동사를 현재형으로 썼다. 현재형으로 씀으로써 죽음에 대한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미국 작가 바이런 케이티는 ‘Time ends when you no longer need to produce it’이라는 말로 항시성(timeless present)의 기준을 말한다.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 시간은 끝이라는 뜻인데, 그런 사실이나 내용이 여전히 반복되거나 존재한다면 현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방영 중인 드라마 얘기를 하면서 비록 지난 주 드라마일지라도 현재 시제가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나 진리 같은 고전 규칙보다 기준이 관대하다. ‘The Earth is round’나 ‘The sun rises in the East’ ‘Water freezes at zero degrees Celsius’처럼 불변의 진리나 문법서에서 제시하는 현재시제 사용의 기준만으론 현대 영어의 수 천 가지 문장의 기준을 나누는 건 간단치 않다. 한 때 고대 신화를 과거로 기술할 것이냐 현재 시제로 쓸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일었는데, 요즘엔 현재 시제로 쓰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일부 작가들은 한 가지 시제 특히 현재 시제를 일관되게 사용해야 더 강력하게 내용이 전달된다고 말한다. 문법 규칙이 아니라 표현의 전달력을 높이는 데 현재 시제가 효용성이 높다는 취지다. 구어에서 진행형이 과용되고 있고 현재 시제가 자주 사용되는 것은 그래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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