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강소기업 성광유니텍ㆍ비전세미콘
성광유니텍, 방범창 ‘윈가드’로 대박… 일정 수준 이상 충격 나면 경고음
비전세미콘, 반도체 제조 장비로 11개국 수출… 협업용 로봇 시장 개척도
경기침체로 대기업도 고전하고 있는 요즘,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 비전세미콘과 창호전문업체 성광유니텍은 오히려 고객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한 뒤 신기술을 적용,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대전 지역의 두 강소기업을 16일 찾아가 봤다.
성광유니텍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창문에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를 개발ㆍ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이나 기울어짐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경고음을 내고,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센서를 창틀에 부착했다. 특히, 0.7㎜ 두께의 스테인리스 합금을 창틀에 부착한 방충망은 1톤의 충격에도 찢어지지 않아 방충망 파손으로 발생하는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방충망 제조법, 방충망과 창호를 연결하는 방법 모두 독자 개발한 것이다. 윤준호(39) 성광유니텍 대표는 “‘아이들의 추락 사고와 외부 침입을 동시에 막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제품을 고안했고, 5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윈가드를 내놨다”며 “덕분에 2000년대 중반 이후 8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던 연간 매출이 지난해에는 172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분석해 보니 건설경기와 정책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고,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게 원인이었다”며 “IT와 융복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건설사 등 기업간거래(B2B)에도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전문업체 비전세미콘은 기판의 먼지나 유기물 등을 제거하는 장비 ‘플라즈마’, 반도체 칩을 기판에 붙일 때 사용하는 에폭시 접착제를 빨리 굳게 해주는 장비 ‘오븐’ 등을 만들어 삼성,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 11개국 120여개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플라즈마와 오븐은 타사 장비보다 생산성이 훨씬 좋아 비전세미콘은 임직원이 90명에 불과한데도 지난해 약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자동화와 직결된 로봇산업에도 눈을 돌렸다. 덴마크의 로봇제조업체 유니버설로봇에서 ‘다관절 로봇’을 들여와 국내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다관절 로봇’은 안전장치가 없는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옆 사람과 부딪치는 정도의 외부 충격에도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사람이 근접 거리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협업용 로봇’이다. 또, 팔의 길이를 조정하고, 360도 회전, 상하좌우 구부림이 가능해 작업반경을 제품 생산에 알맞게 조정할 수 있다. 비전세미콘은 ‘다관절 로봇’의 손에 해당하는 ‘그리퍼(Gripper)’를 제작해 올해에만 약 80대의 협업용 로봇을 납품했다. 윤통섭(55) 비전세미콘 대표는 “협업용 로봇은 뭔가에 부딪치면 일단 멈추기 때문에 사람이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재가동할 수 있어 안전하다”며 “업체들의 관심이 많아 올해 연말까지 120대, 내년에는 300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춰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적극 발굴ㆍ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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