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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 남긴 NC '가을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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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 남긴 NC '가을의 질주'

입력
2015.10.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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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공룡 군단의 올해 '가을 잔치'는 짧게 끝났지만 긴 여운을 남겼다.

창단 4년차, 1군 진입 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룬 NC는 지난 24일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4-6으로 패하며 2승3패로 탈락했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떨어진 NC는 이번 포스트시즌 슬로건으로 '가을의 질주'를 내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완주를 눈앞에 뒀지만 뒷심 부족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NC의 올 시즌을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고, 지속 가능한 '강팀 DNA'를 이식한 것은 큰 수확이다. 올해 뚜껑을 열기 전 외국인 투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고 필승 계투조 원종현이 암 투병으로 이탈하는 등 큰 전력 공백이 생겼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4월까지 8위에 처져 있던 NC의 반전은 5월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 기록으로 시작됐다. 단지 5할 승률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한 달간 20승1무5패로 누구도 예상 못한 성적을 올렸다. NC 구단 관계자조차 "우리 팀이 왜 잘하는 걸까요"라고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놀라운 질주였다. 이 때 벌어놓은 승수를 바탕으로 NC는 막판까지 선두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무서운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아기 공룡'들의 성장에는 베테랑의 존재가 컸다. 투타에서 모두 확실한 구심점이 있었다. 투수 쪽은 불혹의 손민한(40), 타자 파트는 지난 2년간 주장 역할을 했던 이호준(39)이 중심을 잡았다. 손민한은 올해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11승6패로 최고령 10승 투수가 됐고, 이호준은 오른손 타자 최초로 개인 통산 300홈런 금자탑을 쌓는 등 나성범, 테임즈와 함께 100타점 트리오가 됐다.

효자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역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까지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에릭 해커는 올해 등록명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꾸자 거짓말처럼 잘 풀리며 19승(5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부진한 쉬렉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스튜어트는 8승2패 평균자책점 2.68로 팀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스튜어트는 플레이오프 2차전 완투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테임즈는 프로야구 최초 40홈런-40도루, 단일 시즌 사이클링 히트 2회 달성 등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또 8개 타자 타이틀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율 0.381(1위), 180안타(4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130득점(1위), 출루율 0.497(1위), 장타율 0.790(1위), 도루 40개(5위) 등이다.

새 얼굴의 약진도 돋보였다. '10승 투수 1명보다 필승조 1명을 만드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NC는 올해 불펜에 2명의 히트상품을 만들었다. 오른손 최금강과 왼손 임정호가 원종현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지난 시즌 소방수 역할을 맡았던 김진성의 초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뒷문을 책임진 임창민은 묵직한 구위와 강심장을 바탕으로 31세이브를 수확해 부문 2위에 올랐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진성도 불펜에서 힘을 보탰고, 이민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했다.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사이드암 이태양은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올해 주춤하기는 했지만 토종 에이스로 불렸던 이재학도 꿋꿋이 10승을 채웠다.

타선 쪽에서는 프로야구 최초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9명을 배출했다. 주전-비주전 선수의 확실한 구분을 통해 각 선수가 자기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컸고,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 없이 시즌 중 안정된 팀 전력을 운용했기에 가능했다.

NC는 1군 세 번째 시즌을 플레이오프 5차전 1경기 결과로 마감했지만, 올해 입증한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에 완주하지 못한 가을의 질주를 내년에 다시 이어갈 계획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정규시즌에서 정말 잘했던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조금 긴장했다. 여기에서 졌다고 선수단의 노고가 저평가되지 않았으면 한다. 아쉬운 부분을 채워 내년에 더 강팀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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