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라’는 고 신해철 작고 1주기를 그린 특집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신해철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물론 방청객, 시청자 모두 너무나 빨리 세상을 떠난 그를 떠올리며 눈물바다가 됐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씨는 “아기 아빠의 노래가 잊혀지지 않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은 홍경민 하동균 케이윌 손승연 테이 등이 무대에 올랐다. 첫 무대에 선 하동균은 “너무나 뜻 깊은 자리다. 가사와 의미에 맞게 같이 (옆에)계신다는 느낌으로 솔직하게 부르겠다”며 특유의 깊은 감성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목소리로 ‘날아라 병아리’를 불렀다.
신해철이 자신의 장례곡으로 꼽았다던 ‘민물장어의 꿈’을 부른 케이윌은 “신해철 선배님의 많은 노래를 듣고 자랐는데, 이 노래를 곱씹어 들으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손승연도 신해철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열창하며 눈물을 흘렸다. 객석에서 보고 있던 윤원희씨도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손승연은 “시작할 때부터 참으려고 노력했는데 자꾸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넥스트 멤버들의 연주와 함께 무대에 오른 홍경민은 ‘안녕’을 열창하며 관객과 하나가 됐다. “신해철은 음악으로 사람을 치유해주던 사람”이라고 말한 홍경민은 마치 신해철이 부활한 듯 무대를 휘저으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그는 42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날 무대를 함께 지켜본 윤원희씨는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눈물을 보여서 민망하다”며 “남편이 뿌리만 내렸다면 각각의 가지에서 다른 열매를 맺어주신 것 같아 너무 놀랍고 감사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엄마와 함께 해맑게 아빠의 노래를 따라 부른 딸 지유는 “아빠들 노래 중 무슨 노래를 가장 좋아하느냐”는 MC 신동엽의 질문에 “아빠 노래면 다 좋아요”라고 답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아들 동원이도 “나도 누나랑 똑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이제 와서 보니 명곡이 아닌 곡이 없다. 하늘에서 행복하시길”(me2***), “시간이 너무 빠르다. 할 일이 많은 사람이고 이렇게도 그리운 사람인데…”(bir****), “마왕, 보고 싶습니다”(lmk***), “지유가 슬퍼하는 엄마를 작은 손으로 토닥토닥 위로하는 거 보면서 아빠도 하늘에서 웃고 있을 듯”(ko****), “방송 보며 내내 울었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hap***) 등 신해철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글로 남겼다.
이날 밤 11시 JTBC ‘히든싱어4’도 ‘고 신해철 편’을 방송할 예정이어서 신해철을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눈물의 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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