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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펑크, 왜 자꾸 날까

입력
2015.10.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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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 찬가] <10> 왕초보용 펑크 수리법

지난 주말 새벽 한강. 타이어에 공기가 부족한 걸 알면서도 귀찮아서 그냥 나갔더니 아니나다를까 펑크가 났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타이어가 물렁해졌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튜브를 바꿀 때가 됐나 보다.
지난 주말 새벽 한강. 타이어에 공기가 부족한 걸 알면서도 귀찮아서 그냥 나갔더니 아니나다를까 펑크가 났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타이어가 물렁해졌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튜브를 바꿀 때가 됐나 보다.

'꾸르륵, 꾸르르륵'

힘차게 발을 굴러도 좀처럼 나아가지 않는 자전거. 뒷바퀴가 실수한 바지처럼 묵직하다. 돌아보니 역시나 펑크. 이달에만 세 번째다. 집에서부터 불안하긴 했는데 30분을 못 버티네, 하고는 주저앉아 주섬주섬 수리 도구를 꺼냈다. 자전거에 재미를 붙인 지 2년, 펑크 수리엔 도사가 됐다. ‘5분 만에 뚝딱… 이제 전문가네, 전문가여’ 흐뭇한 마음을 안고 자전거에 올라탄 순간, 한 바퀴도 못 구르고 또 푸시시. 다시 고치려니 기운이 다 빠졌다. 지난 주말 퇴근 뒤 자투리 시간이라도 자전거를 타보려고 호기롭게 집을 나섰건만 결국 ‘끌바’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끌바=‘바이크를 끈다’는 뜻의 시쳇말)

자전거를 취미로 삼은 사람에게 펑크는 숙명이다. 관리법과 운전요령에 훤하더라도 변변한 자전거 도로가 부족한 한국에선 언젠가는 펑크와 만나기 마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인적 없는 고갯길에서 탈이 났다며 도와달라는 하소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도로 사정이 나은 한강에서도 펑크는 흔한 일이라 낯선 자전거를 수리해주다 커플로 발전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라이딩에 갓 재미를 붙인 초보라면 정비법 배우는 데 잠깐 시간을 투자해서 몇 시간씩 끌바하는 악몽을 피하고, 남을 돕는 뿌듯함도 느껴보자.

① 펑크 나도 타이어는 바꾸지 마세요

“바람이 빠졌는데 타이어를 바꿔야 하냐”고 묻는 입문자가 많은데 그럴 필요는 없다. 타이어는 공기가 담긴 ‘튜브’를 감싼 껍데기일 뿐, 펑크가 나도 많은 경우 튜브에 뚫린 구멍만 막으면 타이어는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다. 크게 찢어지지만 않았다면 타이어에 박힌 이물질만 없애고 쓰면 된다. 따로 튜브가 없는 타이어(튜브리스 또는 튜불러)도 있지만 비싸서 최고급 자전거에만 쓰는 편이고 대부분의 자전거는 타이어가 튜브를 감싸는 ‘클린처’ 방식 타이어가 달려 있다. 자세한 설명은 이곳(https://goo.gl/XuDc05)과 여기(http://goo.gl/dHhcl0)를 보면 된다.

왼쪽은 클린처 타이어의 단면도. 1번은 테(림)이고 2번은 림으로부터 튜브를 보호하는 림 테이프 3번은 브레이크가 닿는 면, 4번은 타이어 양끝을 지탱하는 속선, 5번이 튜브, 6번이 타이어 껍질이며 7번은 홈이 파여 있는 면으로 ‘트레드’라고 한다. 최근엔 가운데와 왼쪽처럼 펑크를 막는 기능이 들어간 타이어나 튜브가 여러 종류 나와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FOSS튜브 홍보물
왼쪽은 클린처 타이어의 단면도. 1번은 테(림)이고 2번은 림으로부터 튜브를 보호하는 림 테이프 3번은 브레이크가 닿는 면, 4번은 타이어 양끝을 지탱하는 속선, 5번이 튜브, 6번이 타이어 껍질이며 7번은 홈이 파여 있는 면으로 ‘트레드’라고 한다. 최근엔 가운데와 왼쪽처럼 펑크를 막는 기능이 들어간 타이어나 튜브가 여러 종류 나와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FOSS튜브 홍보물

튜브는 못뿐만 아니라 밤송이 가시처럼 작은 이물질에도 쉽게 뚫린다. 라이딩을 즐기고 집에 왔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바퀴에서 바람이 빠져있다면 열에 아홉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이 튜브에 난 것이다. 흔히 ‘실펑크’라 부르는 건데 구멍 찾기가 고약해서 수리할 때 애먹기 일쑤다.

인도 경계석처럼 낮은 턱을 내려올 때도 펑크가 난다. 튜브에 공기가 부족할 때 바퀴의 테(림)가 땅을 찍으면서 튜브가 찢어지는 것. 림의 양 끝이 튜브를 찍는 탓에 구멍이 뱀 이빨 자국처럼 나란히 2개 나는데 이를 ‘스네이크 바이트’라고도 부른다. 림 안쪽에 붙어 튜브를 보호하는 림 테이프가 낡았을 때도 펑크가 나는데 이런 종류의 펑크는 튜브의 안쪽, 바퀴를 보는 면에 구멍이 난다. 앞선 사례보다 드문 경우로 이때는 림 테이프를 바꿔야 한다.

펑크는 대개 뒷바퀴에 나는데 산악 자전거를 빼면 대부분의 자전거가 뒷바퀴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 그러니 타이어마다 제조사에서 정한 압력만큼 공기를 넣는 게 중요하다. 적정 압력을 찾는 법은 이전 기사(http://goo.gl/8g4Yp6)에서 다뤘다.

밤송이는 나의 원쑤. 두꺼운 산악자전거용 바퀴도 밤 가시를 못 막는다. 기분 좋게 집까지 돌아와도 며칠 뒤 보면 타이어에서 바람이 빠져 있는 경우도 많다. 실펑크 탓이다.
밤송이는 나의 원쑤. 두꺼운 산악자전거용 바퀴도 밤 가시를 못 막는다. 기분 좋게 집까지 돌아와도 며칠 뒤 보면 타이어에서 바람이 빠져 있는 경우도 많다. 실펑크 탓이다.

② 펑크 수리, 어렵지 않아요

오늘의 미션은 뒷바퀴 펑크 고치기. 앞바퀴는 대부분의 자전거에서 잠금장치만 풀면 분리할 수 있어 정비가 쉽다. 반면 뒷바퀴는 체인 탓에 정비하기 까다롭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조심스레 분리할 수 있지만, 귀찮은 건 귀찮은 거니까. 초보도 헤메거나 다치지 않고 기름 묻히지 않고 펑크 고치는 법, 지금부터 알려드립니다.

1. 먼저 준비물. ⓐ펌프 ⓑ사포 ⓒ접착제 ⓓ펑크패치 ⓔ레버가 필요한데 패치와 레버, 사포, 접착제는 ‘펑크패치 세트’를 사면 함께 들어있다. 가격은 온라인에서 5000~1만원 정도. 펌프는 공기압계가 달려 있다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고, 휴대용은 비쌀수록 공기 주입 중 바람이 덜 샌다고 한다. 튜브마다 공기주입구 모양이 다르니 이곳(https://goo.gl/zgJCrD)을 참고해서 구입하면 된다.

2. 먼저 림에서 타이어를 분리한다. 타이어를 손으로 좌우로 흔들어 틈을 만들고 레버A를 끼워 넣는다. 이어서 레버B를 넣고 림을 따라 돌리면 타이어가 림에서 떨어져 나온다. 맨손으로도 가능하지만 손이 아프고 보통 펑크패치 세트에 레버가 2개씩 있으니 웬만하면 이용하는 편이 좋다. 특히 타이어 가장자리에 철사가 들어 있는 와이어 비드 타이어의 경우, 맨손으로 분리하려면 ‘힘들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3. 튜브를 잡고 당기면 쉽게 림에서 빠져 나온다. 뒷바퀴를 분리하는 게 정석이지만 일이 커지니까(기름도 묻고) 바퀴와 타이어, 튜브 모두 자전거에 달린 채로 수리해 보자.

4. 이제 튜브에서 구멍을 찾을 차례. 펌프로 바람을 살짝 넣고 물 속에서 돌리며 구멍을 찾기도 하지만 야외에선 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대신 바람을 많이 넣고 귀나 손가락을 이용해서 구멍을 찾자. 바람 새는 소리가 들리거나 희미하게 새는 바람을 느낄 때까지 피부에 가까이 대고 튜브를 돌리면 된다.

★구멍을 찾았다면 타이어에서도 같은 자리를 찾아서 못 따위 이물질을 없애자. 안 그러면 나중에 고친 튜브를 타이어에 넣었을 때 또 구멍 난다. 타이어를 림에 그대로 걸쳐 놓은 상태이니, 튜브의 공기주입구와 림의 공기주입구용 구멍을 겹치면 타이어에서 이물질을 쉽게 찾는다.

5. 튜브 구멍을 반창고(펑크패치)로 덮어야 하니 구멍 주변에 물을 묻혀서 먼지를 닦아준다. 먼지가 있으면 틈이 생겨서 패치가 떨어질 수 있다. 물기를 완전히 없앤 뒤에 사포로 구멍 주변을 문질러서 접착력을 높인다. 접착제는 패치 크기보다 넓게 발라야 하는데 접착제를 패치 크기에 딱 맞춰 발랐다가는 가장자리가 공중에 뜨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접착제가 살짝 말라야 패치가 튜브 위를 떠다니지 않으니 접착제를 흥건하게 바를 필요는 없다. 바른 뒤 1분 정도 기다리면 준비 끝.

6. 패치를 껍질에서 떼어내 구멍 위에 붙인다. 비닐이 함께 떨어지는데 제거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 스티커처럼 끈적한 면이 튜브에 닿아야 하고, 바람을 살짝 넣어서 튜브가 통통할 때 붙이는 것이 좋다. 패치가 붙은 자리는 튜브가 늘어나지 않아서 수리를 마치고 공기를 넣을 때 그 자리만 덜 부풀기 때문이다.

7. 이제 튜브를 원래 있던 자리(림 안쪽)에 밀어 넣고 이어서 타이어도 림 안쪽에 넣으면 수리 끝. 튜브에 공기가 너무 많으면 림 안에 들어갔을 때 창자처럼 접히는 부분이 생기므로 바람을 조금 빼서 넣는 게 좋다. 타이어는 일단 튜브를 덮도록 밀어 넣은 다음, 가장자리가 튜브를 온전히 감싸도록, 김밥 말 듯 손으로 타이어를 쥐고 주물러 준다.

★ 공기주입구 형태마다 바람 넣는 법이 조금씩 다른데 크게 세 가지다. 던롭, 슈레더, 프레스타 방식으로 자세히 설명한 블로그가 있으니 참고(http://goo.gl/uwJS68)하면 좋겠다. 펌프는 휴대용이나 실내용이나 별 다를 것이 없고 적정 공기압 찾는 법은 이전 기사에 나와 있다. 튜브는 대여섯 번 펑크패치를 붙여도 구멍만 확실히 막으면 타이어처럼 계속 쓸 수 있다. 처음 한 번만 고생하면 두 번째부터는 길어야 10분이면 수리를 마친다. 다음 라이딩부터는 펑크는 걱정 붙들어 매시라.

타이어 적정 공기압을 다룬 이전 기사 http://goo.gl/8g4Yp6

[두 바퀴 찬가]의 다른 기사가 읽고 싶다면 http://goo.gl/JdIUXr

김민호기자 kimon8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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