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정제마진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기대비 600%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37년 만에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악몽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사업 불확실성과 대외환경에 민감한 구조 등 업종 특유의 한계 때문에 안심하기 이르다는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에 매출 12조4,475억원, 영업이익 3,639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644% 증가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3분기에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3,400억원 규모의 재고 손실이 발생했으나 환율 상승 덕에 1,000억원 가량 증가한 효과를 거뒀다.
실적 개선을 이끈 건 석유사업과 윤활유사업이며, 수입선 다변화가 힘을 보탰다. 특히 윤활유사업은 윤활기유(윤활유의 원료) 마진이 올라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유독 비쌌던 3분기에 북해산이나 아프리카산 원유 비중을 늘렸던 전략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약 3년 전 주주로 참여한 싱가포르 석유화학공장 주롱아로마틱스가 유가하락 등으로 가동을 멈춰 매출채권을 받지 못했고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탐사마저 종료돼 약 50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실적은 낙관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4분기엔 정유업체들의 가을 정기보수로 공급이 감소하는 반면 난방유 등 계절 수요가 늘어 정제마진이 개선된다”며 “유가도 45~50달러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 봤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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