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빛깔 담쟁이가 서울 중구 소파로 과학전시관 담벼락을 타고 올랐다. 같은 볕과 비를 받았어도 생존을 그려내는 색깔은 각기 다르다. 이미 절정을 맞은 붉디 붉은 잎부터 주황과 노랑, 그리고 새파랗게 어린 넝쿨까지 조화롭게 어울렸다. 어우러지며 공존하는 모양새가 활짝 핀 화초 같기도, 화려한 정물화 같기도 하다. 아름다움은 한 가지 색의 강요나 통일성 보다 다양한 어울림에서 더 빛이 난다. 다양성의 가치를 애써 외면하고 몰아세우는 세상에서 하찮다는 담쟁이의 알록달록 삶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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