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부실기업ㆍ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를 높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을 불러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2일 17개 국내은행 기업여신 담당 부장들을 소집해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최근 진행중인 대기업ㆍ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전달한 셈이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거래처의 자구계획을 근거로 은행들이 구조조정 미루거나 ▦과거 평가에서 정상 등급을 받고도 6개월이 안돼 기업이 부실화된 사례 등을 들며 은행 담당자를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또 “신용위험평가가 미흡한 은행은 현장 검사 등을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채권은행들은 현재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는 1,934곳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진행 중이다. 또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평가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전례 없는 압박 수위로 보아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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