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여론전이 불을 뿜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최근 국내 주요 언론사를 직접 방문하면서 대외 공세 강화에 나서자, 신 회장측도 수위 높은 반박 자료 배포하면서 맞불작전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22일 신 전 부회장측에서 나온 ‘다시 일본 경영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발언에 대해 “한ㆍ일 롯데 분리경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결국 호텔롯데의 상장을 막아 일본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 지분 비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불거진 신 전 부회장측의 주장은 그룹의 투명경영 방침에도 위배된다는 의미였다.
‘후계자 결정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결정이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과 지지서 등을 앞세워 경영권 복귀까지 꾀하고 있지만 경영권 자체가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될 사안은 아니란 게 롯데그룹의 판단이다.
그룹의 경영권은 이사회와 주주의 지지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신 총괄회장의 의중만을 내세운 신 전 부회장의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란 얘기다.
‘일본 롯데를 맡아 키우면서 한국 롯데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 역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롯데는 일본롯데에 비해 자산은 20배, 매출은 15배 가랑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고 강조했다.
‘동생이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도 정확한 의미 전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가족문제에 대해선 언제든지 화해할 뜻이 있지만 회사 경영 문제는 다르다는 게 롯데그룹에서 전한 신 회장의 의중이다. 기업 경영은 임직원과 국가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개인간의 화해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와 주주 등의 결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할 수 있다’는 신 전 부회장의 공언 또한 사실과 다르다는 게 롯데그룹의 생각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는 올해 1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열렸던 주주총회에서 모두 현 경영진과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표시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앞으로 신 전 부회장의 어떤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처럼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기업문화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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