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7년간 “흔적도 없다”더니 적색수배 3일만에 자수의사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이 4조원대 불법다단계시스템 운영을 가능케한 설계자인 배상혁(44)이 인터폴에 적색수배 3일만에 경북 구미시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7년간 “국내에 흔적도 없다”며 배상혁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적색수배 3일만에 붙잡히자 수사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조희팔의 불법다단계 업체인 ‘리브’ 등의 전산실장인 배상혁을 22일 오후 경북 구미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배씨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대구지방경찰청에 전화를 걸어와 “오후 3시까지 자수하겠다”고 했지만 나타나지 않자 경찰은 전화발신지 추적 등을 통해 은신지를 확인, 수사팀 8명을 보내 오후 4시 50분쯤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주거지에서 노트북 1대와 데스크탑 PC 2대, 메모리카드 1개 등을 확보했고 휴대전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중국 공안에 붙잡힌 강태용(54)의 처남인 배씨는 조희팔의 최측근중 1명으로, 2008년 10월 대구지방경찰청이 전산센터를 압수수색 할 당시 전산실장이었다.
경찰은 배씨 등을 전국에 지명수배했지만 지금까지 검거하지 못했고, 지난 19일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그 동안 “주요 수배자 중 조희팔, 배상혁만 남았는데, 배씨는 2008년 11월 이후 국내에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와 관련 사기 피해자 등은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이 조희팔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청부수사를 하고,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 자기 식구가 연루돼 있으니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었겠냐”며 “제3의 기관이 원점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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