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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세계에서도 판치는 영어 원정시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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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세계에서도 판치는 영어 원정시험…왜?

입력
2015.10.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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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치르는 영어구술시험이 어려워 원정시험을 보러 캐나다로 가는 조종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 여객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에서 치르는 영어구술시험이 어려워 원정시험을 보러 캐나다로 가는 조종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 여객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에서 치르는 영어구술 시험이 어려워 캐나다까지 날아가는 비행기 조종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조종사들이 올 들어 많아지자 캐나다에서 취득한 자격을 인정해주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22일 국토부에 따르면 19일부터 조종사들이 캐나다에서 취득한 항공영어구술능력 6등급을 한국 항공영어 6등급으로 바꾸는 자격전환을 일시 중단했다.

현재 국제선을 조종하려면 1~6등급 가운데 4등급 이상 자격을 취득해야 하고 4등급은 3년마다, 5등급은 6년마다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제일 좋은 성적인 6등급을 받으면 영구자격이 주어진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410명(중복응시 포함)이 시험을 치렀지만 6등급은 고작 36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등급을 따는 것이 어려워지자 올 들어 국적기 조종사 16명은 캐나다에서 비행자격 증명과 함께 항공영어 6등급을 취득해 이를 한국 항공영어 6등급으로 전환, 영구 자격을 취득했다. 조종사들은 국내 항공영어시험의 말하기 평가 중 항공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영어회화 문항이 너무 어렵고, 6등급도 받기가 어려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원정시험을 보러 캐나다에 가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이런 조종사가 늘자 국토부는 최근 “캐나다의 항공영어시험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기준과 다른 부분이 있어 캐나다 항공당국에 확인을 요청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6등급 자격전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 조종사는 “캐나다의 영어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비영어권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종사협회도 “국토부가 6등급 전환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 낸다면 ICAO 및 캐나다항공청에 항의서한을 발송하고,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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