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고품 거래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기 행각을 벌여 돈을 가로챈 남녀가 각각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인터넷 도박게임과 명품가방 구입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중고품 매매 카페에서 제품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만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8)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올 2~9월 중고품 매매 카페에 스포츠용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박모(25)씨 등 92명으로부터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아 1,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김씨가 사기행각을 벌인 이유는 인터넷 도박게임 비용을 마련하기 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기 전과 38범인 김씨는 같은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뒤 올 2월 출소하자마자 다시 범행을 시작해 가로챈 돈을 도박게임에 사용하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해 전부 탕진했다.
이날 강남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싶어 SNS 상에 명품 가방 등을 판다는 허위 광고글을 올린 여성도 구속됐다. 서초서에 따르면 같은 수법으로 올해 4월 구속됐다 7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박모(20ㆍ여)씨는 허영심을 떨치지 못하고 출소 3일 만에 또다시 같은 범행을 계획해 피해자 76명으로부터 6,500여만원을 가로챘다.
박씨는 8월 7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높은 퀄리티만 제작 판매한다’ ‘사진 속 퀄리티와 다르면 100% 환불해드린다’ 등의 소개글과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명품 제품이나 다른 사이트에서 복사해 온 명품 사진을 올렸다. 피해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구매자로부터 ‘물건을 잘 받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것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지인의 계좌를 통해 돈을 받아 챙긴 박씨는 해외 배송 때문에 통관절차가 복잡하다며 배송을 미루다 연락을 끊고 잠적한 뒤 월세 480만원짜리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까지 고용해가며 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경찰청 사이버캅’을 이용하면 물품을 거래할 때 판매자의 계좌와 전화번호가 인터넷 사기에 이용됐는지 검색할 수 있다”고 범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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