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시민단체 500명 반대 집회
전남 여수시가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립 외국어고등학교 설립에 대해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폐교 위기에 놓인 여도초·중학교 구성원들은 “사립외고 설립은 여수교육을 망치는 짓”이라며 설립 백지화 촉구에 나섰다.
22일 여수시 여도초·중학교 학부모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500여 명은 여수시청 앞에서 여수시의 사립외고 설립에 따른 여도초·중 공립 전환 및 폐교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국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여도중을 폐교하고 그 자리에 외고를 짓겠다는 발상은 여수교육을 망치는 짓”이라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생략하고 여론몰이로 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여수시의 사립외고 설립은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회는 이날 학교 구성원과 시민 등 3,000여명으로부터 받은 여도초·중 폐교 및 공립전환 반대 서명부를 주철현 여수시장에 전달했다.
여수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도 여수교육지키기 범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립외고 설립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비민주적 절차를 통해 만들어진 외고 설립계획에서부터 추진과정의 불통 행정, 여수산단 기업에 운영비 분담 요구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라며 “시민의 힘을 모아 반드시 외고 설립을 철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수시는 사립외고 설립을 위해 여도중 폐교 방침을 세웠다가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는 등 반대여론이 들끓자 뒤늦게 관련단체와 학부모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며 한 발짝 물러섰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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