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78% "전문기술 못 배워 후회"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 실직자 수가 55만여명으로 집계되는 등 고용불안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갈망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국민 4명 중 3명은 전문 기술을 배우지 않은 것을 후회했으며, 자녀들이 기술자가 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취업 사이트 ‘잡코리아’가 20세 이상 성인 남녀 4,9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8.2%가 “전문기술을 배우지 못해 아쉽다”고 답했다. 취업이 어려운 데다 설사 일자릴 구하더라도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59.0%). 때문에 본인이 다시 첫 직장을 선택한다면 전문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4명 중 3명 꼴이었고, 이들은 자녀들에게도 기술직 진로를 권하겠다고 했다. 기술직의 경우 능력만 있으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29.3%), 경제불황에도 취업이나 이직 걱정이 없다거나(27.4%), 은퇴 없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이점(19.9%)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걱정했다. 응답자의 31.4%는 기술직을 두고 “신체적으로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이번 조사 대상의 절대 다수(93.6%)는 우리사회가 기술직 종사자들을 더 우대하고, 인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로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은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난으로 해고되거나 권고사직 당한 실직자(실업급여 수급자)는 55만2,000여명으로, 2011년 50만 3,000여명과 비교해 1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금융업 종사자는 2년 만에 7만5,000명이 줄었고,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도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자가 많았다.
고용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 조정회의를 열어 ‘고용위기업종 근로자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기업과 업종별 고용동향을 수시로 점검해 실직자 증가 등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주를 대상으로 임금이나 수당을 일부 지원하고, 실직자는 신속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교육 훈련, 취업알선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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