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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문 ①] '전화위복' 삼성이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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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문 ①] '전화위복' 삼성이라 가능하다

입력
2015.10.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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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사상 최초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구단과 류중일(52) 삼성 감독이 위기 관리의 진정한 시험대에 섰다.

삼성은 지난 20일 "도박 의혹에 연루된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삼성 투수 중 3명이 해외 원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과 관련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침묵하는 구단을 향한 거센 비난 여론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 시선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한국시리즈로 향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6일 시작되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팀 훈련에 한창이다. 하지만 이번 도박 스캔들로 인해 팀 분위기도 가라 앉았다. 김인 삼성 구단 사장은 "예년과는 달리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고 다소 어수선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승리팀과의 대결뿐 아니라 내부의 불안한 분위기와도 싸워 이겨내야 하는 더 힘겨운 한국시리즈를 앞둔 셈이다.

마운드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도박 의혹에 휩싸인 선수들은 모두 주축 투수들이다. 삼성은 선발부터 셋업, 마무리까지 가장 잘 짜인 마운드를 중심으로 경기를 운용해왔다. 잘 맞물려 가던 톱니바퀴는 하나라도 빠진다면 전체로 문제가 퍼지기 마련이다. 이들이 모두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없게 되면서 삼성 마운드 역시 불안함을 안고 가게 됐다.

하지만 위기는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만든다면 최근 4년간 단 한 번도 챔피언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 없는 삼성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그동안의 경험이다. 가을야구의 단골 손님인 삼성은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를 하고, 큰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팀이다.

마운드에서 전력 유출이 불가피해졌지만 또 다른 강점인 타선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 시즌 팀 타율 0.302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자신들이 세웠던 역대 팀 최고 기록(0.301)도 다시 썼다.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을 넘긴 건 삼성이 역대 최초다.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강한 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고 있다.

선발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의 강한 선발진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은 올해 역대 최초로 선발 10승 이상 투수 5명을 배출하며 에이스 한 명에게만 기대지 않는 마운드를 꾸려왔다. 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들이 더욱 똘똘 뭉쳐 투지를 불태운다면 전력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도박 의혹'의 충격에서 벗어날 순 없지만 이를 극복할 힘도 분명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양준혁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번 사건으로 팀에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삼성이기 때문에 위기를 넘어설 힘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4연패를 한 저력이 있고 이승엽과 최형우 등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 많다. 큰 경기에서는 전력 외에도 누가 강심장인지가 중요하다. 삼성에는 싸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어느 팀과 붙더라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삼성 선수단.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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