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이 대형 악재 속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류중일(52) 삼성 감독은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에 한창이다.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둔 삼성은 현재 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도박 연루 의혹 선수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발표가 있기 직전인 20일 오후 대구구장에서도 팀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만난 류중일 감독은 팀을 둘러싼 의혹에 "잠을 잘 수 있겠나"라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 한다"며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지난 15일 삼성 투수 중 일부가 해외 원정 도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부터 류 감독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본인들도 힘들겠지만, 옆에 있는 사람도 힘든 상황이다. 서로 눈치를 보게 됐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의혹에 연루 된 선수들의 엔트리 제외를 결정하기 전까지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류 감독은 "어떻게 해도 비난을 받을 상황이었다. 사장님, 단장님과 많은 고민을 했다"며 "고민 결과 의혹을 받는 선수는 빠지는 게 낫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 삼성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최근 4년 간에 비해 가장 약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도박 의혹에 휩싸인 선수들은 모두 주축 투수들이어서 약해진 마운드가 걱정이다. 하지만 결국 버텨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며칠 동안 (김태한) 투수 코치와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제 결단을 내린 만큼 팀의 목표를 향해서만 온전히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류 감독은 "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 한다. '내가 없으면 안 된다, 저 선수가 없으면 이 팀은 안 된다'는 생각은 안 된다. 어느 조직이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 무너지게 돼 있다"며 선수단의 결속을 당부했다.
사상 최초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도 전에 스스로의 위기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와 먼저 마주하게 됐다. 류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하지 않나. 잇몸 야구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21일에도 대구구장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훈련에 매진했다.
사진=류중일 삼성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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