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우리 나이 불혹의 삼성 이승엽(39)은 여섯 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돼야 하는데…"라며 걱정을 하는 그는 여전히 팀의 핵심 타자다. 지난 9월 옆구리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부상 전까지 122경기에 나와 타율 0.332, 26홈런 9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승엽은 2002년과 2012~2014년 네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제 또 한 번의 정상을 바라본다. 그는 자신의 왼 손을 바라보며 "다섯 손가락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다 끼어보고 싶다"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상을 털고 돌아와 훈련에 땀을 쏟으며 오는 26일 개막하는 한국시리즈 준비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그는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올라와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한국시리즈까지 한 달 이상 실전을 치르지 못했는데.
"감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훈련 때는 괜찮은데 청백전을 통해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 어차피 경기는 정해져 있고, 내가 하는 것에 따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NC와 두산 중 올라오길 원하는 팀이 있나.
"똑같다. 우리 팀이 3주를 쉬었으니 분명 유리한 점과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누가 됐든 승부는 이겨야 하기 때문에 누가 편하고, 안 편한 건 없다. 누가 올라와도 자신 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본 소감은.
"좋더라. 역시 단기전은 투수력이 많이 좌우한다는 걸 느꼈다. 타자 입장에서는 잘 쳐야 한다. 몇 번 오지 않는 찬스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놓치면 팀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내가 안 좋았기 때문에 그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준비하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
-부상 후유증은 없나.
"없다. 그러나 사실 아직 불안감이 남아 있긴 하다. 낮 경기를 할 때는 괜찮았는데 야간에 경기를 하면 몸 상태가 어떨지 신경은 쓰인다. 100% 좋아졌다고 확신은 하는데. 부상보다는 타격감이 문제다."
-야간 경기가 부상 부위에 변수가 될까.
"불안감이 살짝 있다. MRI 검사 결과도 문제가 없었고 트레이너들도 걱정할 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한 번도 다쳐보지 않은 부위라 불안감은 조금 있는데,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베테랑인 만큼 어린 선수보다 실전 공백을 메우는 데 조금 낫지 않나.
"걱정이다. (부상 후) 3주 동안 배트를 안 잡았다. 20대하고는 다르다. 20대는 조금만 해도 스피드가 돌아왔는데 나는 올해 만으로 39세다. 아무래도 20대보다 떨어진다. 2주 전부터 배팅을 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옆구리에 영향이 없는 훈련을 해 그나마 빨리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시간까지 더 올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면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하겠다. 어차피 승부이니까."
-올해로 마지막인 대구구장에서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못 뛰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경기를 하게 되는데.
"(대구구장에) 1982년부터 아주 좋은 대선배들이 거쳐 가셨고, 그 분들이 계셔 우리 같은 선수들이 있을 수 있었다. 선배들이 마음 속으로 좋은 기를 주셨으면 좋겠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듯 좋은 추억을 갖고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두산 최고참 홍성흔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통산 100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때려냈다.
"부럽더라. 난 거기까지 못 가니까. 포스트시즌에서 정말 잘 한 것 아닌가. 포스트시즌에서 경기당 1안타인데."
-우승 반지는 많지 않나.
"이번에 (우승을) 해야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다섯 개를 채울 수 있다. 일본에서도 두 번 우승을 했지만 감흥은 조금 덜 했던 것 같다. 해야 한다.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다 끼어봐야 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사진=삼성 이승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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