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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정치적 해법' 새국면…23일 '4자 회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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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정치적 해법' 새국면…23일 '4자 회담' 주목

입력
2015.10.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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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1일 푸틴대통령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1일 푸틴대통령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을 종식할 정치적 해법을 찾는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시리아 내전에 관여한 주요국인 러시아와 미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들이 오는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치적 해법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물밑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23일 열릴 회담 준비에 대해서 논의했다며 이 회담에는 사우디와 터키 외무장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개시한 시리아 공습을 전후로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사우디 등과 접촉 면을 늘리는 등 정치적 해법 논의를 주도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러시아 미카일 보그다노프 외무차관이 러시아와 미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등 6개국이 10월 중 시리아 평화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그다노프 차관의 제안에서 이집트와 이란은 23일 열리는 회담에 초청되지 않았지만, 이란은 러시아와 입장이 다르지 않고 이집트는 시리아 내 영향력이 크지 않아 사실상 같은 회담이다. 아울러 이란이 전면에 나서 핵협상을 타결한 미국과 또 대립하는 것보다 러시아가 대표하는 것이 협상의 진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러시아의 사전 준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부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두 정상의 모두 발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정치적 해법은 모든 정치 세력과 민족, 종파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슬람 시아파 계열 알라위파인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수니파가 다수인 반군과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 등과 과도정부 구성에 합의하라고 압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2년 6월 1차 제네바 회담에서 과도정부를 수립하기로 합의했지만 알아사드의 거취를 두고 대립해 아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시리아에서 테러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적 절차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평화적 해법을 찾는 주요국과 지역의 국가들과 긴밀히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부터 시리아 내 공습을 개시해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군사개입으로 내전을 끝내려는 의도라기보다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힘의 균형'을 조정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도 러시아 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과제는 시리아의 합법적 정부를 안정시키고 정치적 협상을 모색하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역시 전날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군사 행동 이후에는 정치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아사드 방문을 공개한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시리아 문제로 통화했다고 터키 언론들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다음 달 15~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23일 빈 회의에서 알아사드의 거취를 포함한 과도정부 구성 방안이 논의되면 추가 협의를 거쳐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슬람사원 개원식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고 돌아와 시리아 과도정부에 알아사드가 관여해도 무방하다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와 로이터 통신 등도 전날 터키 정부는 알아사드가 6개월 내에 퇴진하는 것이 보장된다면 과도정부에 참여하는 것을 용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과도정부에 알아사드를 배제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크게 물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알아사드 정권은 적법성을 잃었다는 터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과도정부에는 알아사드 퇴진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을 지원하는 미국과 러시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쿠르드족 문제도 정치적 해법 논의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언론들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이슬람국가'(IS)외에도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조직이라며 모든 테러와의 전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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