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에 맞는 볼로 괴로워 하고 있는 이호준.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 이호준(39)이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7회초에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추가점을 위한 절실함이 담긴 시도였지만 두산 왼손 투수 함덕주의 몸 쪽 바짝 붙은 공에 손을 맞았다.
무사 1ㆍ2루에서 아웃 카운트 1개를 희생하지 않고도 오히려 무사 만루 더 좋은 기회를 만든 NC는 손시헌의 밀어내기 볼넷과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 박민우의 적시타 등을 묶어 추가점을 5점이나 만들었다. 결국 7회초를 빅이닝으로 만든 NC는 16-2로 3차전을 완승으로 장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놨다.
사실 올해 이호준의 보내기 번트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올 시즌 전 김경문 NC 감독은 이호준에게도 번트 사인을 낼 수 있다고 전했고, 이호준은 "이제 그럴 시기가 됐다"고 받아들였다. 이호준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3차례의 보내기 번트를 댔다.
공교롭게도 NC는 이호준이 번트를 댄 2경기에서는 이겼고 1경기에서는 연장 12회 무승부를 기록했다. 표본은 적지만 승률은 100%다. 이호준은 프로 2년 차이던 1998년 해태 시절 무려 10차례 희생 번트에 성공했지만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이후 한 시즌 최다 보내기 번트는 2002년 SK 시절 당시 4차례였다. 이후 이호준이 번트를 댄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적다.
이호준은 시즌 중 "내가 번트를 대서 득점에 성공하고 팀이 이기면 분위기도 좋아진다"며 "사인 나올 타이밍을 잘 알고 있고 사인 즉시 바로 성공하려고 한다. 번트 상황은 대부분 타이트한 순간에 나온다. 승리만 한다면 기분이 좋다"고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정규시즌에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플레이오프에서 스스로 번트를 대고 팀 승리에 또 한번 일조했다.
한편 손에 공을 맞은 이호준은 단순 타박상으로 4차전 출전에 아무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임민환 기자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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