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명 취업 등 성공률 낮아
"재소자들 보는 시선 바뀌었으면"
“다리를 의식적으로 모으고 앉아 보세요. 손은 달걀 쥐듯 가지런하게!”
20일 오전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취업면접 교육장. 강사의 말이 끝나자 30대 남성 재소자가 뜨끔한 듯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익숙한 푸른색 수의 대신 감색 정장에 반짝이는 구두, 파란 셔츠에 넥타이를 조여 맨 그는 영락 없는 취업 준비생이었다. 재소자 10여명은 “면접관이 여럿이면 당황하기 쉽지만, 대기 시간에 충분히 긴장감을 풀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강사의 설명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다.
오는 28일 교정의 날 70주년을 맞아 언론에 공개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취업면접 교육장에선 재소자들이 면접관과 구직자, 방청객으로 역할을 나눠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재소자들은 정장을 입은 채 이날만은 취업을 위한 면접생이 되어 외부 강사의 교육을 받았다.
직업 훈련 전담 교도소인 화성직업훈련교도소가 면접 교육에 나선 데는 아픈 이유가 있다. 이곳에선 무려 27개 직종의 직업훈련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재소자 660여 명이 하루 6시간씩 제과제빵ㆍ조리ㆍ건축설비ㆍ용접 등 직종의 기능사와 산업기사 자격 취득과정, 숙련과정을 밟고 있다. 이렇게 강행군을 한 덕에 기능사와 산업기사 등 자격증 합격률이 최근 2년 연속 94%로 고공 행진 중이다.
그러나 정작 취업 성공률은 크지 않은 데에 대한 고민이 이날 면접 교육으로 이어진 것이다. 구인ㆍ구직 만남의 날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재소자는 2013년 참가자 121명 중 31명, 2014년 146명 중 44명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현재까지 92명 중 21명만이 취업한 상태다. 취업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면접교육 만이 아니란 것을 재소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들에게 대한 사회 밖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 취업의 더 큰 장애인 때문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재소자 취업은 출소 후 경제자립으로 이어져, 이들이 신뢰를 회복하고 법을 지키며 사는데 중요하다”며 “이들의 ‘재사회화’를 위해선 우리 사회 역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함께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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