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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Guilty for foul language(욕설 때문에 재판을)

입력
2015.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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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New York의 한 법정에서는 특이한 판결이 있었다. 한 남성이 과속 벌금 용지에fuck your shitty town bitches라는 욕설을 적었다고 하여 재판에 회부되었는데 판사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오히려 이 사람을 체포하려 한 것이 미국 수정1항의 ‘표현의 자유’(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를 위반한 것이고 해당 시 정부가 경찰관들에게 이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판결이 나왔다. 이 남성은 경찰관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개인의 표현 자유를 처벌하려고 한 것이라며 분개했다.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에 걸려 속도 위반 딱지를 받은 남성이 유죄를 인정(plead guilty)하고 벌금을 송금할 때 납부 고지서의 도시 이름 ‘Liberty’를 지우고 대신 Tyranny(폭군)라 적었다. 그리고 그 옆에 ‘fuck your shitty town bitches’(더러운 시 공무원들 새끼들)라고 낙서했다. 그의 벌금 납부는 거절되었고 결국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는 먼 거리의 법정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했다. 법정에 들어가서 지문을 찍어야 했고 수갑이 채워진 채 벤치에 앉았다. 이후 다른 법정으로 이송되어 변호사 접견권도 없이 재판을 받고 또 다른 구치소로 수감되었다. 거기서는 200달러의 보석금(bail)을 내고 나와야 했다. 구금을 몇 시간 동안 당한 셈이다. 이 때 받은 판결문에는 ‘No citation is necessary for this Court to determine that the language under the circumstances here, offensive as it is, is protected’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의 욕설은 모욕적이기 때문에 이는 보호받을 이유가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나중에 이 소식을 듣고 인권 단체와 변호사들이 합세하여 해당 검사와 경찰관들은 헌법 수정 1조항의 표현의 자유를 위반했으며 해당 도시는 공권력의 교육과 훈련을 게을리했다는 항소를 하였다. 결국 최종 재판에서 판사는 담당 검사가 헌법을 위반했으며 시 당국은 공무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도록 하였다. 담당 경찰이 처벌받지 않은 것은 체포 과정에서 검사의 명령을 받아 실행만 했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가 남긴 말은 선진 법치주의 미국에서도 자기 권리는 자신이 찾아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The First Amendment protects people’s right to express their opinions about the government, and our government is better for it.’ ‘정부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1항의 권리는 지켜져야 하고 정부가 그러지 못할 때의 정부 책임은 더 큰 것이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는 Pattrick Henry의 외침(1775) 이후 240년이 지났지만 개인 자유의 권리 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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