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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 가을잔치 맛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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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 가을잔치 맛들여라"

입력
2015.10.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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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구단 NC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우승 보다 강팀으로 크는 게 목표

"벤치 관여 최소화, 선수들에게 맡겨라"

김경문 감독, 투·타 코치진에 주문

김경문(57) NC 감독은 확신에 가득 찼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 가을 야구를 경험하는 건 ‘공룡 군단’에 더욱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지만 길게 바라볼 때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거듭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김 감독은 이번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각 파트의 코치들에게 ‘너무 많은 주문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선수들의 머리 속에 많은 게 들어 있으면 오히려 잘 안 된다. 그럴수록 경기가 안 풀린다”고 밝혔다.

세밀한 플레이 하나 하나가 중요한 큰 경기라고 해도 벤치가 관여를 하는 건 최대한 자제하면서 선수들에게 경기를 맡기자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며 “감독은 선수들이 길을 못 찾을 때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투수, 타자 쪽에 다 관여하면 안 된다. 선수들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감독 용병술로 몇 경기는 이길 수도 있지만 질 때도 있다. 선수가 강해야 팀도 강하다. 삼성이 왜 강한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도 ‘가을 DNA’ 2년차다. 자꾸 가을 잔치 맛을 들이게 하면 더 큰 공룡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C는 지난 시즌 1군 진입 2년 만에 3위를 차지해, 4위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비록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 탓에 1승3패로 시리즈를 내줬지만 한 번의 실패를 거울 삼아 더욱 무서운 팀이 됐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줄고 필승 계투조 원종현의 암 투병에 따른 이탈로 전력 누수가 컸음에도 정규시즌에서 작년보다 나은 성적(2위)을 냈다. 시즌 막판까지 삼성과 선두 다툼을 할 정도로 힘이 생겼다. 김 감독은 “확실히 무게가 더 생겼다. 정규시즌에서도 연패 때 고비를 이겨내고 연승으로 이어갔다. 그 힘을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가을 야구에서 무뎌진 실전 감각을 극복하지 못한 채 첫 경기를 내줬지만 선수들은 분위기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지난해 쓴 약을 들이키며 생긴 내성 때문이다. 그 결과 1패 뒤 반격의 1승을 곧바로 올렸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홈에서 내리 2경기를 내준 것과는 다른 결과였다.

NC 간판 타자 나성범(26·사진)은 “지난해 잔치를 즐기지 못하고 울상만 지었는데 올해는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방마님 김태군(26)은 “작년에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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