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현장작업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뒤 백혈병에 걸린 전 직원에 대해 산업재해가 처음으로 인정됐다. 2011월 3월 원전사고 후 지금까지 현지에서 일한 근로자가 4만명을 넘긴 가운데 관련 산재신청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기타큐슈(北九)에 사는 이 남성은 2012~2013년 도쿄전력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며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와 4호기 주변에서 구조물 건설 및 용접작업 등을 해왔다. 그러다 작년 1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통원치료 중이다. 이 남성은 2012년 규슈전력 겐카이(玄海) 원전의 정기점검 공사에 투입돼 3개월간 4밀리시버트(m㏜)의 방사선에 노출됐으며,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할 당시엔 16m㏜에 노출돼 누적 피폭선량이 20m㏜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6개월간 원전에서 일하는 동안 작업시 항상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후생노동성은 남성의 업무내용과 피폭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후생노동성검토회의 의견을 청취해 산재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남성에게는 치료비와 휴업보상이 지급될 예정이다. 일본정부의 방사선 피폭에 따른 백혈병 산재인정 기준은 1976년에 정해졌다. ‘연 5m㏜ 이상 피폭돼 1년 이후 발병하고 바이러스 감염 등 다른 요인이 없을 경우’가 조건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작업과정에 투입된 직원의 산재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관련 산재신청은 지금까지 11건이 있었지만 6건은 인정돼지 않았고 1건은 신청이 취하됐다. 나머지 3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건은 피폭과 질병과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불명확하지만 노동자 보상의 관점에서 산재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제1원전의 복구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어서 피폭에 대한 산재 신청자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1일 평균 7,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연5 m㏜ 이상 피폭 작업을 한 인원은 작년에만 6,600명에 달해 증가추세다. 이번 산재인정과 관련 도쿄전력 측은 “앞으로도 작업환경 개선 및 피폭관리 노력을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며 틀에 박힌 답변만 반복해 현장 근로자의 의문과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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