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곽정은] 헤어진 연인,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

입력
2015.10.21 15:00
0 0

Q 서른 두 살 여자입니다. 2년 정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매일 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서로에게 빠져있었지만 사귀고 2년쯤 되니 솔직히 마음이 예전 같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시들해지다가 결국 몇 번의 말싸움 끝에 헤어졌어요. 그 후에 연애를 몇 번 했지만 두 달 이상은 가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2년이나 함께 지냈던 전남친이 떠올랐죠. 조심스레 톡으로 연락을 해봤더니 그도 그렇게 싫지 않은 분위기네요. 한 번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시 만나도 잘 만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삶을 객관식 문항 푸는 것처럼 처리해 버리는 사람은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삶을 객관식 문항 푸는 것처럼 처리해 버리는 사람은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A 사실 저 역시 헤어졌던 사람과 다시 한 번 연인관계로 돌아갔던 적이 있었는데, 결국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헤어지고 말았어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한 번 헤어졌던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서 잘 지낼 수 있을까’혹은 ‘다시 헤어지게 될까’의 문제는 여느 연애 문제가 그렇듯, 예/ 아니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마다 헤어지는 이유가 다르고 다시 만난 이유가 다르니, 만나서 잘 될지 여부는 결국 그 커플의 사연과 앞으로의 노력 자체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실제로 주변의 경우를 보면, 다시 만나서 잘 사귀는 커플도 보이고, 또 다시 만나서 결국 더 큰 아픔을 서로에게 안겨준 채로 두 번째 이별을 택하는 커플도 많이 보이곤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두 사람이 이별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재결합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키워드가 된다는 사실이죠. 이를테면 서로에 대한 실망이 쌓이고 '너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반복되어 실망하고 지쳐 버렸기 때문에 이별을 택했다면 다시 만나도 예후가 좋지 않죠. 사람은 쉽게 변하는 존재가 아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의 재결합 성공 여부는 어느 연애 문제가 그렇든 '예' '아니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별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의 재결합 성공 여부는 어느 연애 문제가 그렇든 '예' '아니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별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성격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었다거나, 싸움을 맹렬히 하다가 홧김에 이별을 택한 경우 역시 굳이 다시 만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툼이 반복됐다는 건 그만큼 삶의 기준선이 다르다는 의미일 수 있거든요. 나와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지만, 결국 그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하는 것은 '나와의 공통분모를 발견했는가'의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죠. 이 경우 서로에게 어느 정도 휴식기를 허락하고 나서 다시 만나게 되는 셈인데, 한동안 상대방을 멀리하다가 다시 만나게 되면 예전의 문제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테지만 '넌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라며 서로를 비난하는 상황은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의 경우처럼 '다른 사람을 만나봤지만 그 사람만한 사람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것 역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에 속할 겁니다. 물론 지금 당신이 느끼는 짧은 연애들로 인한 정서적 피로감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원래의 연인에게 돌아간다면 또 그 안에서 다른 형태의 피로감이 생겨날 테니까요. '더 이상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객관식 문항 푸는 것처럼 처리해 버리는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어요. 많은 이야기와 예측과 상상과 명제들을 나열하고 느끼는, 여러 편의 짧은 소설을 연재하듯 사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사는 거죠.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진단하라. 추억을 그리워하는가, 사람을 그리워하는가. 게티이미지뱅크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진단하라. 추억을 그리워하는가, 사람을 그리워하는가.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니 만약 '더 좋은 사람이 어차피 없을 테니까'라는 생각으로 지금 그에게 돌아가려고 결심했다면, 그 결심을 몇 번이라도 더 의심해보았으면 해요. 상처를 주고 받았던 사람이야말로 당신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고, 당신이 내렸던 결정엔 분명히 그 나름의 깊은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요. 불현듯 떠오른 감정만큼이나, 당신이 내렸던 결정을 다시 곱씹어 보는 것, 자신의 감정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보는 경험, 이것이야말로 당신이 지금 경험해야 할 무엇이 아닐까요?

다 쓰고 보니 전 헤어진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라 아무래도 당신을 머뭇거리게 하는 이야기들만 늘어놓은 것 같네요. 제 소설의 한 페이지와 당신이 쓴 소설의 한 페이지가 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부디, 좋은 판단을 하길 바랄게요.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 '러브 인사이트'▶ 기사 모아보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