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닮은 꼴 사령탑' 김경문(57) NC 감독과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명승부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둘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나란히 '뚝심'과 '지략'을 번갈아 선보이며 시리즈를 끌고 가고 있다. 앞선 1, 2차전에서 나타난 두 팀의 공통 키워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남은 시리즈에서도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외국인 투수
NC와 두산은 외국인 투수 덕분에 한 차례씩 웃었다. 먼저 두산은 니퍼트가 1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내내 잦은 부상으로 김태형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에이스의 위용을 완벽히 되찾았다. NC는 다승왕 해커가 1차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2차전에서 스튜어트가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승으로 반격했다. 결국 두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은 니퍼트와 스튜어트이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운명은 역시 외국인 투수 손에 갈릴 전망이다.
◇베테랑
마운드가 외국인 투수 손에 좌우됐다면 방망이 싸움은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두산은 최고참 홍성흔이 시즌 내내 겪었던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쐐기 솔로포와 벤치의 사인이 아닌데도 깜짝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팀 분위기를 띄웠다. 2차전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남은 시리즈에서 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중심 타선을 지켰던 양의지가 발가락 미세 골절로 정상적인 타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홍성흔이 타선의 무게를 실어야 한다.
NC는 1차전에서 병살타를 치는 등 침묵했던 손시헌이 2차전에서 멀티히트를 쳤다. 특히 0-1로 뒤진 8회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안타로 팀을 살렸다. 이제 손시헌은 살아났고, 이종욱과 이호준이 깨어나면 된다. 둘은 1, 2차전에서 모두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2경기 동안 총 2득점에 묶인 NC의 화력은 이종욱, 이호준이 각각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되살아날 수 있다.
◇노 피어(No Fear)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완봉패에도 2차전에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김태형 감독은 2차전 8회 필승조 함덕주가 흔들리는데도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도록 마운드 위에 계속 세웠다. 두 감독은 각각 한 차례씩 실패를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각자 팀 상황에 맞는 최선의 경기 운영을 한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남은 시리즈에서도 타순을 크게 흔들지 않기로 했다. 일부 자리가 변경될 수 있지만 현재 베스트 9명은 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 규정타석을 모두 채웠고 2위라는 호성적을 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진에 믿을 투수가 사실상 함덕주와 이현승 둘 뿐이다. 더구나 함덕주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으로 큰 경기 경험을 통해 더욱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함덕주는 다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김경문(왼쪽) NC 감독-김태형 두산 감독.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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