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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유기견, 문제가 있어서 버려진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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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유기견, 문제가 있어서 버려진게 아니에요

입력
2015.10.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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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은 문제가 있어서 버려진 게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유기견은 문제가 있어서 버려진 게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을 입양하려고 할 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동물보호단체나 동물보호소로부터 입양하는 것을 꺼려하는 대신 반려동물 판매점에 가서 새끼 강아지를 찾는다. 한번 이상 유기되거나 파양된 반려견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에게 문제가 있어서 버려졌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동물보호단체나 동물보호소의 반려견 입양을 애초부터 제외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끼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운다고 보호자를 힘들게 하는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동물보호소나 동물보호단체에 있는 반려견이 문제행동을 보여서 버려진 것도 아니다.

강아지는 생후 2~3개월까지는 모견, 형제견들과 함께 사회성에 대해 배우고, 놀면서 무는 힘 조절을 터득한다. 하지만 대부분 판매되는 어린 강아지들은 그런 기회를 박탈당하고 생후 2개월 전에 혈육견들과 분리되어 보호자의 집에 오게 된다. 사회화 시기인 생후 12~16주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한 강아지들이 적지 않다. 어릴 적에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한 강아지는 겁쟁이 반려견이 되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반려견은 보호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하는 선천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의지가 있다면 문제행동을 충분히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보호단체나 동물보호소에 있던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린 강아지든 반려견이든 처음 보호자의 집에 왔을 때는 누구나 낯설고 힘들어할 수 있다. 단 이런 힘든 시기를 단기화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보호자가 해야 한다.

집에 반려견이 이미 살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반려견을 입양하려고 할 때는 입양하기 전 서로의 체취가 배어있는 담요, 수건이나 옷을 상대 반려견에게 준다. 우선 냄새로 익숙하게 해주는 것이 제일 기본적인 단계다. 집에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입양하려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만약 입양하기 전에 함께 산책할 기회가 없다면 입양하려는 반려견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서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입양하려는 반려견이 이동장 안에 있고 다른 반려견이 주변냄새를 맡게 하는 것이나 중간에 펜스를 쳐놓고 둘이 냄새도 맡고 서로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려견 둘 다 너무 피곤하거나 배고픈 상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이 되어 스트레스가 최소화된 상태에서 만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간식을 준다면 두 마리 모두에게 제공하고 다른 한 마리가 간식을 다 먹어서 상대 반려견의 간식을 탐내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 간식을 다 먹은 시기가 비슷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두 마리의 반려견은 서로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인식되도록 한다.

만약 입양한 반려견이 새로 집에 들어와서 집 안 여기저기에 대소변을 본다면 낯선 곳에 대한 불안한 심리와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인 행동일 수 있다. 이 때 혼내기보다는 대소변을 본 자리에 냄새를 확실히 제거하고 간식을 이용해 배변훈련을 하는 것을 권한다.

반려견을 처음 데리고 왔을 때부터 놀이시간을 일정하게 정하고 한결같이 관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반려견이 자신이 속한 가족들과 함께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단시간에 이루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쌓아야 한다. 이러한 믿음은 가족과 함께 하는 산책이나 놀이를 통해 생겨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호통을 친다든가 물리적인 체벌을 하게 되면 반려견은 보호자를 자신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동물보호단체나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반려견 상당수는 개의 사춘기 시절이라 할 수 있는 한 살에서 두 살이다. 성견이 되고 보호자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에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것이다. 과연 반려견에 문제가 있어서 유기, 파양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에게 문제가 있어서 유기, 파양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혜원 수의학박사, 유럽수의임상행동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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