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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밀항 도운 외조카 숨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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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밀항 도운 외조카 숨진 채로

입력
2015.10.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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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다량 처방받아… 오늘 부검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외조카 유모씨가 20일 대구 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팀이 현장 감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외조카 유모씨가 20일 대구 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팀이 현장 감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불법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외조카로, 그의 생존 여부를 규명하는 데 핵심적 인물인 유모(46)씨가 20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8분쯤 대구 동구 효목동 유씨의 개인 사무실에서 소파에 엎드려 숨진 것을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온 지인이 발견했다.

유씨 사무실 휴지통에선 지난 16일 수면제 42알을 처방 받은 것으로 돼 빈 약봉지가 발견됐다. 우울증 치료제로도 쓰이는 이 약은 용량에 따라 하루 1~3알을 먹도록 처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1일 유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 정확한 사인을 가릴 예정이다. 또 사무실에서 별도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사무실 컴퓨터를 분석해 정확한 자살 동기와 강태용 검거 및 관련성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유씨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출소 후 다시 중국으로 건너간 유씨는 조씨와 함께 지내다가 조씨가 숨지자 화장한 유골을 자신이 직접 들고 귀국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또 외삼촌인 조희팔이 중국에서 6개월마다 집을 옮겨 다녔고, 숨진 게 맞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5월 6개월간 빌린 유씨는 그 동안 임대료를 거의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2008년 8월에도 신용불량상태에 빠지자 중국 의류사업을 미끼로 2억 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사기)와 12월 중국으로 건너가 어선을 수배, 서해 공해상에서 조희팔을 태우고 중국으로 밀항은 도운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유씨는 2008년 11월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항에서 조희팔과 함께 공범들이 미리 준비한 어선에 승선, 서해 공해상으로 나갔으나 약속한 중국 어선이 오지 않거나 거친 파도로 2차례에 걸친 밀항시도가 실패했다. 이후 그 해 12월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조선족의 알선으로 30톤급 어선을 수배해 12월10일 서해 공해상에서 조희팔을 옮겨 싣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이후 조희팔과 함께 생활해 온 그는 2010년 초 입국, 사기와 밀항단속법위반죄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2011년 초 출소했다.

유씨는 2012년 강태용의 동생 강호용이 중국에서 검거돼 국내에 송환되자 변호사선임 등 옥바라지를 했고, 이에 필요한 비용은 중국에 체류하던 강태용으로부터 건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배달사고를 일으켜 강호용 가족들로부터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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