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균 수준의 가계는 2억9,000만원의 주택 구입 능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30만원의 월소득과 9,200만원의 순금융자산이 있는 가계다.
20일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연구위원이 발표한 '주택구입능력 증가가 최근 주택경기 회복의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평균 수준의 가계라면 2억9,000만원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순금융자산에 2억원을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대출받아 매월 소득의 25%인 110만원을 상환한다고 가정해 계산한 결과다.
이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인 2억7,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현재 주택구매 잠재력이 양호한 편이라는 것을 뜻한다.
강 위원은 실제 주택가격에 대비해 구입가능한 주택가격의 비율을 도출하는 주택구입능력지수(HAI)를 통해 주택구입능력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HAI는 2008년 66.3%에서 최근 100%를 넘겨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가구소득과 순금융자산이 늘어나고, 최근 들어 대출금리도 하락해 HAI는 연평균 7.5%씩 늘어났다. HAI가 100보다 크면 현재의 월 소득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평균 5.1% 상승하는 데 그쳐 소득증가율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넘어섰다. 강 위원이 구한 지역별 HAI는 부산 지역이 130.9%, 대구 지역이 121.7%, 광주 지역이 171.3%에 이르렀다.
강위원은 "현재 주택경기의 회복세는 정책효과와 수급요인이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특히 주택구입능력이 개선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주체들의 주택구입능력이 개선돼 주택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택경기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강 위원은 "정책요인이 당분간 주택경기를 지탱하겠지만 분양 물량의 빠른 증가로 공급부족은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낮은 수준을 유지해 가구소득과 금융자산 등 주택구입능력의 상승세도 둔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국내 금리도 높아져 주택구입능력의 증가속도를 더 떨어뜨릴 것으로 예측했다.
강 위원은 "우리 경제의 장기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내년 이후 주택경기의 활력도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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