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승용차로만 운행되는 스마트폰용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이 빠르면 이달 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는 20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설명회를 열고 카카오택시 블랙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카카오의 신사업을 총괄하는 정주환 부사장은 “서울시 인가가 완료되는 대로 벤츠 E클래스 등 대형 승용차 약 100대와 전문 기사 200여명을 투입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차종과 지역을 계속 확대해 서울의 경우 연말까지 약 1,000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200일 만에 누적 호출 건수 3,0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택시의 고급판이다. 이른바 ‘카카오 고급택시’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기존 택시와 달리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배기량 2,800cc 이상 차량만 이용하며 차량에 요금 측정기나 결제기, 택시 표시 등이 없다.
대신 고급택시 면허를 소지한 전문 기사들이 승객을 맞고 승ㆍ하차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 안에 간단한 다과와 음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충전 서비스 등이 함께 지원된다. 따라서 카카오는 주로 기업이나 병원, 호텔 등에서 업무용 또는 출퇴근용, 자녀 등하교용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 방법은 기존 카카오택시와 거의 동일하다. 서비스 정식 출시 이후 기존 카카오택시 소프트웨어(앱)를 갱신하면 고급택시 호출 기능이 자동 추가된다. 여기서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한 다음 고급택시 호출 단추인 ‘T 블랙’을 누르면 예상 요금이 표시되고 가장 가까운 차량이 자동 배차된다. 고급택시는 요금 측정기가 없어서 탑승 중 현재까지 부과된 요금과 도착 후 최종 요금을 앱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본요금은 8,000원이다. 여기에 시간, 거리에 비례해 요금이 더해지는데 보통 중형택시의 2.5배, 모범택시의 1.5배 수준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서 종각까지(약 10㎞ㆍ18분) 이동할 때 모범택시 요금이 1만6,200원 정도 나오는 데 카카오택시 블랙은 그보다 1만원 정도 많은 2만6,200원 정도다.
단 카카오택시 블랙은 모바일 자동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로만 결제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에 처음 한 번만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내릴 때마다 자동으로 결제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 때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6개 카드만 등록할 수 있지만 연내 모든 카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고급택시를 통해서 카카오택시의 적자 상황을 타개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택시는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경우 수익을 카카오와 서울 시내 택시 회사들의 고급택시 참여를 독려하는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기사 교육을 책임지는 하이엔이 나눠 갖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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