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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레노버 가세…중저가폰 트렌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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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레노버 가세…중저가폰 트렌드 바뀐다

입력
2015.10.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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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으로 루나, 팹플러스, 넥서스5X. SK텔레콤, 한국 레노버, 구글코리아 제공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전략 폰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단말기 대신 상대적 가성비가 뛰어난 중저가폰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갤럭시 A8'과 'LG 클래스' 등 대형 제조사들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중저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프리미엄폰과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사양 격차가 심해 호불호가 엇갈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TG앤컴퍼니가 개발해 SK텔레콤이 독점 출시한 '루나'를 시작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새로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LG전자-구글 합작 '넥서스5X', 레퍼런스 수요층 공략

2012년 '넥서스4', 2013년 '넥서스5'에 이어 LG전자와 구글의 세 번째 합작품인 넥서스5X가 20일 공식 출시됐다. 넥서스5X는 전작으로 분류되는 넥서스5와 비교해 볼 때 성능면에서 대폭 강화됐다.

▲ 넥서스5X. 구글코리아 제공

먼저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4.95인치의 넥서스5보다 화면이 넓고 더 선명해졌다. 최근 대화면을 탑재한 5.5인치 이상의 패블릿(폰+태블릿의 합성어)이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5.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배터리는 전작(2,300mAh)보다 약 20% 늘어난 2,700mAh를 적용했고, 프로세서는 퀄컴 AP 최신 버전인 스냅드래곤 810 대신 808 버전을 탑재했다. 상위 버전인 810 칩셋은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발열 문제로 많이 사용되지 않는 편이다.

카메라는 후면의 경우 LG G4와 동급 이미지센서를 내장한 1,230만화소를 적용했고 전면은 500만화소다. 카메라 UX(사용자경험)를 대폭 강화해, 4K(풀HD 해상도의 4배) 동영상 촬영 기능과 초당 120프레임 슬로우 모션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넥서스5X만의 강점은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 6.0 마시멜로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마시멜로는 5.0 롤리팝의 후속 버전으로 강력한 지문인식, 간편결제 서비스 안드로페이 구동, 배터리 효율성 강화 등의 특장점을 갖고 있다.

출고가는 16GB 모델이 50만8,200원, 32GB의 경우 56만8,700원이다. 색상은 카본(Carbon·블랙계열), 쿼츠(Quartz·화이트계열) 2가지로 출시됐다.

▲ LG전자 모델들이 넥서스5X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현재 넥서스5X는 레퍼런스폰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레퍼런스폰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기반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기준을 제공하는 모델로 구글은 매번 다양한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레퍼런스폰의 특징은 출고 시 통신·제조사의 전용 앱이 깔려 있지 않아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를 가장 빠르게 업데이트 할 수 있으며, 취약점 개선도 최우선 적용된다. 최적화와 메모리 관리에 민감한 고객들이 레퍼런스폰을 선호하는 이유다.

■ 레노버 '팹플러스' 출시, 대화면-자급제 눈길

같은 날 중국 IT 기업 레노버도 국내 법인 한국 레노버를 통해 '팹플러스'를 출시했다. 11번가 단독으로 20일부터 판매되며 가격은 39만9,000원이다.

▲ 팹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는 EXID 하니. 한국 레노버 제공

팹플러스의 출시는 국내 통신 시장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자급제폰으로 나와 통신사를 통해 구매할 수 없다는 것. 자급제폰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전자제품 매장이나 오픈마켓 등에서 공기계 형태로 판매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해외 제조사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단말기를 출시할 경우 전자파 인증, 전기 안전용품 인증 등을 거쳐 통신 3사의 망 연동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전파인증과 통신사 망 연동 비용을 합치면 수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외산 제조사들이 기피하는 실정이다.

만일 팹플러스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외산 제조사들의 무덤으로 꼽히는 자급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6.8인치 풀HD 대화면과 메탈 유니바디 기반의 7.6mm 두께도 주목을 받고 있다. 패블릿이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7인치에 가까운 스마트폰이 국내 출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화면이지만 편리한 사용을 위해 한 손 모드를 채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레노버는 설명했다.

▲ 팹플러스의 한 손 조작 기능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 한국 레노버 제공

'돌비 애트모스'와 대형 사운드바를 탑재해 3D 사운드를 내는 등 기존 스마트폰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가 탑재된 점도 눈에 띈다. 내부 메모리 용량은 32GB이며 유심칩 2개를 끼울 수 있는 '듀얼 심'(Dual SIM) 기능도 탑재했다. 카메라는 전면 500만, 후면 1,300만 화소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과 유사하다.

이 밖에 팹플러스 출시가 본격적인 중국 제조사들의 한국 공략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미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레노버의 가세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흥행 불씨 지핀 '루나', 알뜰폰 시장으로 번지나

국내 중저가 단말기이자 관련 시장에서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은 TG앤컴퍼니의 '루나'다.

▲ 고사양 중저가폰 루나(왼쪽)를 SK텔레콤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TG앤컴퍼니(개발)-폭스콘(제조)-SK텔레콤(유통) 등 3사가 연합전선을 구축해 출시된 루나는 고사양급 성능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 가성비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격은 44만9,900원으로 SK텔레콤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공시지원금은 31만원(밴드 데이터 100요금 기준)이다. 여기에 판매점에서 지급하는 지원금까지 포함하면 약 9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루나는 5.5인치 풀HD 대화면과 프리미엄급 단말기에 탑재되는 3GB램을 적용했다. 프로세서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했던 퀄컴 스냅드래곤 801AC를 장착했다.

카메라도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300만 화소를 적용해 표면적으로 최신형 스마트폰보다 고화질 촬영이 가능하다. 심플함을 추구하는 풀 메탈 바디 기반의 디자인도 안드로이드폰 최초로 적용돼 차별성을 갖췄다.

출시 후 루나는 SK텔레콤의 온라인 판매점 티월드다이렉트에서 품절 사태를 빚는 등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일 평균 2,000여대가 팔려 나가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걸그룹 AOA의 설현이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다.

한때 SK텔레콤 외관에 비치된 설현의 입간판과 스티커를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도치 않게 루나에 대한 존재감이 커지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역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루나 개통 고객에 한해 설현 브로마이드를 직접 증정하는 등 점유율을 확대했다.

▲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루나 소속 모델인 설현이 구매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최근에는 알뜰폰 업계에까지 루나폰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은 SK텔링크에 이어 알뜰폰 업계에서 두 번째로 루나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KT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을 해온 CJ헬로비전은 지난달 말부터 SK텔레콤망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에넥스텔레콤 등 SK텔레콤망을 빌려 쓰는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일제히 루나폰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대형 제조사들의 보급형 단말기 수준에 머물렀던 중저가 스마트폰이 통신 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루나의 장기 흥행과 더불어 넥서스5X와 팹플러스의 가세로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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