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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시간 전 금품 훔쳐 사라진 가짜 신부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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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시간 전 금품 훔쳐 사라진 가짜 신부 검거

입력
2015.10.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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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시간 전 금품 훔쳐 사라진 가짜 신부 검거

“쌍둥이를 임신했어. 우리 결혼하자.”

예비신랑 A(40)씨는 9월초까지만 해도 단란한 가정을 이룰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그는 서울의 명문여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았던 신모(41ㆍ여)씨와 9개월 간 동거하며 쌍둥이를 임신하자 9월12일 강원 강릉시의 한 리조트에서 결혼식을 치를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결혼식에 신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당황한 신랑 A씨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신씨는 결혼식이 열리기 3시간 전쯤인 이날 오전 10시쯤 콜택시 불러 식장을 빠져 나갔다. 예물 등 8,160만원 상당의 금품이 함께 없어진 것으로 확인한 A씨는 경찰에 신씨를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강릉경찰서는 신씨를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여 붙잡아 사기 및 횡령, 절도 혐의로 20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는 결혼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경남 거제시에서 A씨와 동거하며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이었다. 태아의 모습이 담긴 초음파 사진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가짜였다. 그럼에도 신씨는 쌍둥이 초음파 사진은 자신의 SNS에 태연하게 올리는 등 8개월 동안 예비 신랑과 가족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견례 자리에 나왔던 신씨의 부모는 역할대행 아르바이트였고, 나이와 이름은 물론 명문대 출신이라던 학력 모두가 예비신랑이 알던 것과 달랐다. 경찰은 신씨에게 2건의 동종전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전담 팀을 구성해 거제도와 서울 등지에 대한 추적수사를 펼친 끝에 사건발생 1개월 만에 검거해 구속하게 됐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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