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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범죄 첩보 받고도 5개월 이상 수사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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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범죄 첩보 받고도 5개월 이상 수사 '방치'

입력
2015.10.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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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2008년 10월 조희팔 사건 첫 수사"

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씨 장례직 장면. 사진은 경찰이 조씨의 딸로부터 압수한 장례식 동영상 중 한 장면이다. 경찰청 제공
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씨 장례직 장면. 사진은 경찰이 조씨의 딸로부터 압수한 장례식 동영상 중 한 장면이다. 경찰청 제공

대구지방경찰청이 2008년 금융 당국에서 조희팔 사기 관련 첩보를 넘겨받고도 최소 5개월 이상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조희팔 관련 사건 수사에 처음 나선 시점은 충남 서산경찰서보다 1개월 가량 늦은 2008년 10월 17일이다.

이어 서산경찰서가 '2조원대 다단계 조직을 적발해 ㈜리브 대표 최모(53)씨를 구속하고 업체 직원 등 10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하기 사흘 전인 2008년 11월 7일 수사브리핑으로 조씨 관련 사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구경찰청은 당시 "피해 규모 수천억∼수조원대 다단계 유사수신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리브는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다단계 유사수신 조직 가운데 경인지역을 총괄하던 법인이었다.

그러나 검찰 등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찰청이 조씨의 다단계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이보다 5개월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008년 4월 '조희팔이 리브 등을 통해 불법자금을 세탁한 혐의가 있다'며 거래내역을 경찰청에 통보했다.

경찰청은 이어 5월께 이 같은 사실을 대구경찰청에 이첩하고 사건을 배당했다.

그러나 대구경찰청은 이후 어떤 이유에선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희팔의 오른팔 강태용측에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가 제출한 첩보에 따라 2008년 10월 수사에 나섰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이는 FIU에서 첩보가 넘어온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중국에서 조희팔이 사용했던 위조 여권. '조영복'이라는 이름의 조선족 남자로 위장해 발급받은 중국 여권. 경찰청 제공
중국에서 조희팔이 사용했던 위조 여권. '조영복'이라는 이름의 조선족 남자로 위장해 발급받은 중국 여권. 경찰청 제공

강태용이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뒤 대구경찰청에 구성한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은 이 부분에는 아는 것이 없고 수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정 전 경사의 뇌물수수 등 혐의를 입증하고 2008년 11월 이후 수배된 강씨의 처남 배모(44)씨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한 경찰 간부는 "당시 FIU에서 정보가 넘어왔는지 등은 시간이 많이 지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2008년 1월에는 대구경찰청 산하 달서경찰서가 ㈜씨엔의 다단계 유사수신 행위를 내사해 2월말 회사 관계자를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씨엔 역시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다단계 유사수신 조직의 하나로 대구·경북지역을 총괄하는 법인이었다.

따라서 대구경찰청은 적어도 2008년 1월부터 이미 조씨 일당의 범죄 관련성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모(40) 전 경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모(40) 전 경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대해 한 경찰 간부는 "FIU에서 당시 조희팔 관련 정보가 넘어왔음에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사건을 덮으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경찰청이 "검찰에 사건 자료를 모두 송치해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며 수사 착수 시점을 2008년 10월로 공표하고 있는 것도 석연찮은 부분이다.

이때문에 2008년 1월부터 조씨 일당을 조사한 대구경찰청 기록이나 같은 해 5월 FIU에서 넘어온 조씨와 관련한 범죄 첩보를 누군가가 '조희팔 사건 파일'에서 삭제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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