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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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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입력
2015.10.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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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의 합작인 스마트폰 '루나'를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거세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다. 갤럭시 아니면 아이폰을 선택해야 했던 단조로운 시장이 다채로워진다면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이 같은 트렌드가 하향평준화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얼마 전 LG V10이 놀라운 기능과 겸손한 가격으로 시장 데뷔를 알렸다. 삼성의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6도 출고가를 내렸다. 예전 같으면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이 와중에 아이폰6S의 가격이 공개되며 뭇매를 맞았다. 애플은 본래의 가격 정책을 고수했지만 환율 변화로 한화 기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루나의 가성비를 거론하며 갤럭시S6는 가격을 더 내려야 하고, 아이폰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다소 방향을 잃은 비판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에 훌륭한 중저가 제품이 늘어나면, 다양한 수요를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저가 제품의 맹활약이 고가 제품을 향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모든 제품이 똑같이 저렴해질 수는 없는데 말이다.

누군가는 모바일 메신저나 웹서핑 등의 가벼운 용도로 사용할 스마트폰을 원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고성능 게임이나 멀티태스킹에 능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원한다. 이 제품들 사이에는 필연적인 가격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다면, 가격대도 다양해야 한다. 최고의 제품에 최저의 가격을 원한다면 시장은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한 브랜드의 기술력이 총동원된 프리미엄 제품일지라도 시장 적정가 이하의 공짜폰으로 구입해야 합리적인 소비라고 믿게 된 것이다.

이는 보조금 대란 시절이 남긴 스마트폰 시장의 비뚤어진 얼굴이다. 며칠 기다리면 단말기 가격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신이 깔려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가격도 믿을 수 없게 된 것.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적정가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보조금 경쟁에 휘둘리다 보니, 소비자는 혼란스럽고 제조사로서는 브랜드 가치를 깎아먹은 꼴이다.

소비자는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본인의 예산에 맞게 구입할 권리가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중저가 제품과 기술력의 절정을 맛보고 싶은 얼리어답터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 모두 필요하단 얘기다. 제조사가 경쟁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찬성한다. 우리는 이제 믿을 수 있는 가격표를 원한다. 하지만 브랜드 고유의 가치와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지 않을까.

충격적인 가격으로 유명한 중국의 샤오미를 예로 들어보자. 그들이 그토록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내수 시장 덕분인 동시에 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절약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많은 제조사에서 내놓은 아이디어와 기능, 디자인을 고민 없이 가져다 썼으니까. 우리는 '가성비'라는 명분 뒤에 숨어 있는 비화에 대해서도 인지해야 한다. 모두가 바라는 것이 엄청난 스펙에 저렴한 가격을 갖춘 카피 제품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하여 스마트폰의 적정가는 얼마인가. 글쎄, 이건 소비자의 선택 만이 대답이 되겠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은 소비자의 적이다. 이와 동시에 물건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배제한 채 무조건 가격 인하를 외치는 것 역시 건강한 모습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다양성이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web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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