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회계법인 내부통제 손본다… 15곳 감리 착수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부터 2주 동안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빅4’를 포함한 중·대형 회계법인 15곳을 상대로 ‘품질관리 감리’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미국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공동검사가 예정된 삼일회계법인에 대한 감리는 11월 중 진행된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이달 말부터 8개 회계법인에 대해 감리를 진행한다.
회계사회가 감리를 담당하는 중·소형 회계법인 100여 곳 중 상장사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곳을 추렸다.
이번 감리는 회계법인 임직원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테마 감리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회계사회는 지난 8월 말 대형 회계법인 소속 젊은 회계사들이 감사 대상 회사의 미공개정보를 빼돌려 주식투자를 하다 적발된 사건을 계기로 내부자 주식거래와 관련한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번 감리 역시 개선책의 일환이다.
회계사회는 이달 초까지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 98곳으로부터 소속 회계사 8천600여명의 주식 거래 내역 및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현황 등을 집계했다.
금감원과 회계사회는 집계 결과를 토대로 실제 현장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한편 각 회계법인은 회계사 불공정 주식거래 사건을 계기로 당국이 내놓은 개선책에 따라 전 임직원으로부터 서약서를 받는 등 주식거래 통제 및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각종 캠페인과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삼일 회계법인은 지난 9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사무실 곳곳에 ‘주식거래 관련 내부 규정을 준수하자’는 취지의 포스터를 붙였다. 컴퓨터 스크린세이버(화면보호기)와 화장실에 부착한 스티커에도 같은 메시지를 담아 자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최근 적발된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이 같은 대학 출신 회계사들 사이에서 일어난 만큼 동문 직원끼리 호형호제하는 문화를 자제하고, 내부 지침대로 ‘선생님’ 호칭을 쓰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안진 회계법인은 신입 회계사들에게 회계사 미공개정보이용 사건과 관련해 주의사항 등을 교육했다. 올해 12월에는 전 임직원을 상대로 미공개정보 이용 관련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용원 금감원 회계심사국장은 “회계법인 스스로 내부 주식거래와 관련한 품질관리 정책 및 절차를 만들도록 권고한 바 있다”며 “이번 감리를 통해 정책과 절차를 잘 마련했는지, 감시·예방활동을 적절히 하고 있는 지 철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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