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장관 강호인, 해수 장관 김영석
靑 외교안보수석에 김규현 임명
유일호·유기준 7개월 만에 교체
최경환·황우여 등 순차적 개각 예상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국토교통부 장관에 강호인 전 조달청장을, 해양수산부 장관에 김영석 현 해수부 차관을 지명하는 등 장관 두 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새누리당 의원을 겸직한 유일호(국토)ㆍ유기준(해수) 장관의 내년 20대 총선 출마 길을 열어 주기 위한 인사로, 역시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ㆍ황우여 교육부총리ㆍ김희정 여성부장관 등에 대한 인사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갖고 “국정 과제와 개혁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일부 부처 인사를 단행했다”고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형전투기(KF-X)사업 핵심 기술에 대해 미국의 이전 불가 방침을 박 대통령에 늑장 보고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인 주철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청와대ㆍ기획재정부ㆍ교육부 등의 차관(급) 인사 7명에 대한 인사도 단행됐다.
청와대 안팎에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부처 업무 추진에 소극적인 국무위원들이 조기에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그간 파다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 등도 내년도 예산안 국회 처리와 교과서 국정화 관철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차례대로 교체할 예정으로, 본인들의 뜻을 존중해 되도록 빨리 인사 조치 할 방침”이라며 “연말까지 2,3차에 걸쳐 추가 개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종섭 행정자치부ㆍ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일부 국무위원들도 추가 개각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마음이 온통 총선에 가 있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무위원들은 모두 내보내 정부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일호ㆍ유기준 장관을 올 3월 여당에서 내각으로 차출했다가 불과 약 7개월 만에 교체한 인사 주체가 청와대라는 점에서 국정 연속성을 무시한 ‘시한부 장관ㆍ경력 쌓기 용 장관 인사’라는 비판을 청와대가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명된 최장수 수석인 주철기 수석도 교체됐다. 청와대는 주 수석이 고령(70세)과 건강 문제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13~18일) 중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지만, KF-X 기술 이전 실패에 대한 책임론 등이 실제 이유라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왔다. 후임 수석에는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동했고,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기용됐다.
KF-X사업 및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굴욕외교’논란이 번지면서 외교안보라인 전면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KF-X사업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연내 추가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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