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 지석훈(31)이 시리즈 흐름을 내줄 뻔한 경기에서 팀을 살렸다.
지석훈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0-1로 끌려가던 8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두 번째 왼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천금 같은 동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이어 9번 포수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3루에 안착한 지석훈은 1사 3루에서 대타 김성욱 타석 때 벤치의 스퀴즈 사인으로 홈을 질주했다. 당황한 투수 함덕주는 번트를 대주지 않기 위해 높은 코스로 공을 던졌지만 포수 키를 넘기는 폭투를 했고, 지석훈은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지석훈이 만든 2점으로 NC는 두산을 2-1로 꺾고 1패 뒤 반격의 1승을 올렸다. 또 이번 승리로 NC는 포스트시즌 홈 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사실 NC는 경기 내내 조마조마했다. 외국인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힘을 냈지만 1차전부터 침묵한 타선이 지독하게 안 타졌다. 그러다가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에 두산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벼랑 끝으로 몰리는 듯 했다.
그러나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 꽁꽁 묶였던 NC 타선은 8회 구원 투수 함덕주가 올라오자 힘을 냈다. 선두 타자 손시헌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지석훈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 한 방으로 NC는 포스트시즌 18이닝 만에 무득점 갈증을 풀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득점 기록은 1993년 삼성이 기록한 20이닝이다.
또한 지석훈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안타이기도 하다. 지석훈은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올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해 백업 내야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지석훈은 주전 3루수 모창민의 부진을 틈 타 주전 자리를 꿰차 데뷔 첫 규정 타석을 채웠고, 마침내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을 살린 '가을 영웅'이 됐다.
지석훈이 타석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면 스튜어트는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며 완투승을 거뒀다. 9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8개나 뽑아내며 1실점으로 막았다. 총 투구 수는 122개였고, 경기 막판까지 시속 146㎞를 찍는 등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이날 최고 시속은 152㎞. 커터(54개)를 주무기로 던지면서 직구(18개), 체인지업(21개), 커브(12개), 투심(17개)을 곁들였다. 1차전에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게 완봉 굴욕을 당한 NC로서는 스튜어트가 완투로 되갚았다. 올 시즌 중반 찰리 쉬렉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스튜어트는 한국 무대 첫 완투쇼를 포스트시즌에서 펼치며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양 팀의 3차전은 두산 안방 잠실에서 21일 오후 6시30분에 펼쳐진다. NC는 3차전 선발로 손민한을, 두산은 유희관을 내세울 예정이다.
창원=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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