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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하는 성장의 첫 혁명은 적정기술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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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하는 성장의 첫 혁명은 적정기술 디자인”

입력
2015.10.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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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과학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폴 폴락 윈드호스 인터내셔널 CEO가 행사 개막일인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세계과학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폴 폴락 윈드호스 인터내셔널 CEO가 행사 개막일인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다국적 기업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고객으로 하면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고객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인 윈드호스 인터내셔널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폴 폴락은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빈곤에 대한 비즈니스 해법:30억명의 새로운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하기’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하는 30억명의 새 고객은 전통적으로 기업이 고객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빈곤층, 특히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을 가리킨다.

폴락은 “(빈곤층 등에게도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는)포용적 성장이 이뤄지려면 혁명이 있어야 한다”며 “그 첫 번째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많은 디자이너나 혁신가들은 상위 10%의 부유층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간을 사용하지만 ‘나머지 90%’를 위한 디자인과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빈곤층을 겨냥한)이 시장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폴락은 “두 번째 혁명은 ‘빅 비즈니스’”라며 “기업은 주주 이익도 고려해야지만 더 큰 공통의 이익, 환경 파괴나 인류의 공존 등을 생각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혁명의 요소로 ‘빈곤층을 위한 시장 형성’을 꼽았다. “다른 사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 2,000만명의 빈곤층 고객에게 상품ㆍ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핵심은 이들을 위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폴락은 이런 맥락에서 ‘적정기술’을 강조한다. 적정기술은 통상 비싸게 마련인 첨단기술과 달리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한 가격과 수준의 기술을 말한다. 그는 “적정기술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시장을 위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5년간 국제개발(IDE)을 운영하면서 매년 순수익이 2억8,800만달러에 달했다”며 “가난한 농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라 해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시장에 기반을 둔 솔루션을 개발하려면 가난한 사람들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며 “귀뿐 아니라 마음으로 (그들의 얘기를)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락은 방글라데시의 농민들을 돕기 위해 그들과 만나 왜 가난하냐고 물었더니 “돈이 없어서”란 답이 돌아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우기 등 특정 시기에 작물의 수확량이 3배로 늘어나며 이 때문에 필요할 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관개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들에게 필요한 관개기술을 공급했다.

폴락은 “평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하며 얻은 정책적 시사점은 가난한 사람들을 기부 대상이 아닌 고객으로 보고,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위 10%를 뺀)나머지 90%를 위해 디자인을 혁신하고 빈곤층을 상대로 사업하며 수익성이 있는 선도적인 다국적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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