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셰프컵 1위 대구출신 박지나씨, 파스타 속에 김치만두로
"밀라노에 대구 알릴 수 있어 기뻐"
한국관, 조선백자 형태… 관객 쇄도
권영진 시장·상의회장 등 방문
"오페라축제에 밀라노 시장 초청"
이탈리아 ‘2015 밀라노 엑스포’에는 대한민국 대구가 있었다. 144개국이 참가한 엑스포에서 우리나라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고, 전 세계 83개 도시 대표가 참가한 밀라노 도시식품정책 시장단 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대구 시장이 유일하게 밀라노를 찾았으며, 현지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셰프컵 대회’에서도 대구 출신의 셰프가 1등을 차지하는 등 대구가 자매도시인 밀라노 속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 밀라노 북서쪽 110만㎡의 엑스포장에는 벌써 이탈리아 사람들과 해외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출입구에서 걸어서 5분쯤 거리에 있는 한국관은 온통 흰색으로 가을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흰색이다 보니 현지인들에게는 ‘엑스포 병동’으로 불리는 한국관을 이날 찾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눈에 띄게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관은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를 형상화했다.
5월부터 하루 1만3,000여 명이 찾는 한국관은 ‘장수와 조화, 건강’ 3가지 테마로 ‘몸으로부터의 메시지’,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 ‘미래음식으로서 한식의 가능성’ 등 3가지 주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3D 디스플레이와 로봇팔 영상 퍼포먼스, 수 백개의 단지를 스크린으로 활용한 미디어 퍼포먼스 등 독특하고 창의적인 전시가 끊임없이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직접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로비에 전시된 새마을운동 화보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는 등 엑스포와 한국관 운영상황을 꼼꼼하게 챙겼다. 권 시장은 이날 식품 안전과 건강한 식습관 증진 등을 촉구하는 ‘밀라노 도시식품정책협약서’에 서명했다.
한편 15일 밀라노 도심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셰프컵’ 결선에서는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이탈리아 음식점을 하는 박지나(34ㆍ여)씨가 이탈리아 셰프와 한 팀을 이뤄 태국팀을 물리치고 1등을 차지했다. 박씨는 “겉으로 보면 파스타인데 속은 김치가 들어간 김치만두로 우승했다”며 “밀라노에서 우리나라와 대구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밀라노엑스포는 이달 말 끝난다. 밀라노엑스포의 조덕현(52) 한국관장은 “최근 관람객이 1,800만 명이 넘어서면서 이달 말 폐막할 때까지 2,000만 명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첨단 기술과 전통을 조화한 먹거리 소개로 현지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한국관을 찾은 이탈리아인 가브리엘라(42ㆍ여)씨도 “처음 본 음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녹차는 새로운 세계였다”고 평했다.
‘UN 세계식량의 날’인 이날 행사장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세르지오 마탈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이 찾아 식량문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 시장 등 대구방문단은 이날 오후 밀라노시청을 방문, 줄리아노 피사피아 밀라노시장과 양 도시간 교류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 줄리아노 피사피아 시장은 “자매도시인 대구의 시장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권 시장도 “지금 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와 밀라노는 예술을 사랑하는 단짝”이라며 밀라노 시장을 대구로 초청하기도 했다.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도 이날 밀라노 상의를 방문, 양 도시간 경제적 교류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권 시장은 하루 전인 15일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도시식품정책 시장단 회의’에서 대구의 ‘나트륨줄이기 운동’ 등 건강프로그램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의 밀라노 방문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뛰어넘는 자매도시간 협약과 공조가 시너지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밀라노(이탈리아)=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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