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상 공석이었던 KB금융지주의 신임 사장에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이 내정됐다. 30년 넘게 KB금융에 몸담으며 한때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정통 KB맨’이 1년 반 만에 그룹의 2인자로 전격 복귀한 것이다.
KB금융은 19일 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김옥찬 사장을 KB금융지주 신임 사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경험과 리더십, KB내부 출신으로 KB사정에 정통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13년 7월 임영록 당시 KB금융 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지주 사장 자리가 27개월 만에 부활하게 됐다. 그간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상태에서 금융지주 사장까지 공석이어서 윤 회장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사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1956년생으로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김 내정자는 재무관리 부행장,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에 이어 2013년에는 은행장 직무대행까지 역임했다. 정통 KB맨으로 국민은행 내에서도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2013년에는 KB국민은행장으로 유력시 됐으나, 이건호 당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밀려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KB금융 회장 후보에 올랐으나 돌연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서울보증 사장에 취임했었다.
금융권에선 김 내정자의 발탁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내정자가 작년 KB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윤종규 현 회장과 경합을 벌인데다, KB 재직 시절 지주 부사장(윤종규)과 은행 부행장(김옥찬)으로 직급이 비슷했기 때문에 윤 회장의 경영 구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서울보증 사장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이뤄진 이동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서울보증 사장 후임으로 최종구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최 전 부원장의 자리 마련을 위한 ‘연쇄 이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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