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부진이 6%대로 내려앉은 성장률을 통해 뚜렷이 확인되면서 국내외 경제에 드리운 암운은 당분간 걷히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상 연기, 신흥국 경기악화 우려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전망도 유지되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 성장률이 소비 등 주요 지표의 호조 속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면서 세계경제를 긴장시켜온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는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다.
19일 중국 경기지표를 확인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아시아 증시는 한국 코스피가 0.01포인트 상승에 그치는 등 등락폭 1% 미만의 보합세를 보였고, 유럽 증시도 1% 미만의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중국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준이었던 데다가, 최근 경기지표들이 중국 경기상황에 대한 엇갈린 해석을 낳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까지 확인된 중국 경기지표(1~9월 누적치 기준)는 수출(전년동기 대비 -1.8%), 수입(-15.1%), 고정자산 투자(10.3%), 부동산개발 투자(2.6%), 산업생산(5.7%) 등은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던 반면, 소매판매(10.5%), 서비스산업(8.4%), 부동산 판매(7.5%) 등은 호조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 예측도 “부동산시장과 수출경기의 부진이 3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범이며 내년 경제성장세는 더욱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루이스 쿠이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아시아 부문 책임자), “고정자산 투자 및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의 성장률”(올리버 배런 NSBO 애널리스트) 등으로 상당히 엇갈렸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5%대까지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을 딛고 소비를 중심으로 기대치와 도달한 점이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반면, 기조적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성장동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 부진을 전제로 형성된 전망은 그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국 내 저물가와 함께 양대 우려사항으로 들었던 중국 경기불안이 재확인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연기 전망의 급속한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8원 넘게 급락한 것도 이 영향이었다.
원자재 수출국을 위시한 신흥국 경기부진 우려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내부에서 성장률보다 주시하는 것은 수출입 감소”라며 “특히 중국의 수입 감소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신흥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입 감소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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