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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곳곳 참호.. 하늘엔 정찰 드론

입력
2015.10.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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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장경찰들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아커쑤 지구에서 테러리스트를 수색하고 있다. 아커쑤=AFP
중국 무장경찰들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아커쑤 지구에서 테러리스트를 수색하고 있다. 아커쑤=AFP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올 9월 50명이 살해된 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한지 딱 한 달이 지났다. 중국정부는 신장자치구에 군경을 배치하고 무인기(드론)로 상시 공중감시를 펼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하지만 범인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중국정부는 철저한 보도통제로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전했다.

신장자치구 아커쑤(阿克蘇) 지구 바이청(拜城)현에서 9월18일 칼로 무장한 괴한들이 소간 탄광에 침입해 경찰과 광부 등 한족 50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신장자치구 선포 60주년 기념일(10월1)을 앞두고 위구르족 분리주의자들이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벌인 테러였다.

테러 발생 이후 바이청현은 삼엄하게 변모했다. 밤에는 통행금지가 시행됐고 도로교차로 주변에는 모래주머니 참호가 설치돼 군경들이 24시간 경계를 펴고 있다. 이들 병력 때문에 근처에 있는 중학교는 군경의 숙영지로 바뀌었다. 헬리콥터와 드론이 공중에서 정찰을 벌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정부는 바이현 병원에 입원해 있는 광산 테러 피해자들에게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입구에 무장경찰들을 배치시켰다.

한편 위구르족에 대한 차별은 더욱 심해졌다. 경찰은 물론 호텔과 상점 등에서 위구르족인들이 교체되거나 해고됐다. 한족 주민은 “바이청현에는 경찰들 중 많은 위구르인들이 있다”면서 “그들이 같은 민족인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주거나 놓아줄 수 있다”고 불안해했다.

바이청현은 이처럼 살번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정작 주민들은 사건 발생 한 달이 흐른 지금까지도 광산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정부의 보도통제로 테러 사건에 관해 중국언론들이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며 “아커쑤 지구로 이주한 한족들을 공포에 떨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청현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광산 테러에 대해 잘 모른다”며 “군경들이 배치되면 여기가 더 안전하게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광산 테러 용의자들의 얼굴이 실린 수배전단을 배포했지만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주민들은 바이청현에 있는 시장 등지에서 이들을 봤다고 제보하고 있지만 사실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범인들은 이미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 사이에 있는 천산 산맥 깊숙한 곳으로 도망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장자치구는 잇따른 테러 발생으로 이주민과 관광객 등이 줄면서 호텔과 상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바이청현에서 호텔 점원으로 일하는 씨옹은 “이곳을 떠난 기업과 사업가들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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