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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찰에 부탁했던 DNA분석, 이젠 세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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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찰에 부탁했던 DNA분석, 이젠 세계 수준

입력
2015.10.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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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기법 비약적으로 발전

3D스캐너 등 첨단장비로 무장

용인 캣맘 사건 땐 결정적 단서 발굴

내년부터 과학수사센터 독립 운영

최근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범죄현장에서 수집한 미세증거에 대해 현미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범죄현장에서 수집한 미세증거에 대해 현미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에서 발생한 사고로 판명된 ‘용인 캣맘’ 사망 사건은 경찰 과학수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보여준 이정표와 같았다. 벽돌 DNA분석과 3차원 스캐너를 통한 벽돌 낙하 모의실험 등이 등장했고, 결정적 단서는 족윤적 분석 기법을 통해 초등학생의 신발 형태를 특정하면서 나왔다. 지난달 발생한 ‘김일곤 트렁크 살인사건’ 역시 피해자 가방 안에 있던 편지지 뒷면에서 피의자 지문이 극적으로 검출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을 정도로(본보 5일자 29면) 이제 과학수사를 빼놓고는 경찰 수사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21일로 창설 70년을 맞는 경찰 역사에서 가장 비약적 발전을 이룬 분야는 역시 과학수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선 경찰서 과학수사팀은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어 형사과 사무실을 전전하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 경찰 창설 때부터 따지면 지금은 천지개벽 수준이다. 경찰 과학수사는 1948년 당시 내무부 치안국 감식과 산하에 법의학, 이화학, 지문 등 3계 체제로 시작됐다. 이후 1955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개소할 때 기존 감식과가 수사지도과 산하의 감식계로 축소되면서 현장 과학수사 영역의 입지가 줄어들기도 했다.

1970년대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석고로 본을 뜬 범죄현장의 족적을 실제 수집한 신발 문양과 대조하고 있다.
1970년대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석고로 본을 뜬 범죄현장의 족적을 실제 수집한 신발 문양과 대조하고 있다.

과학수사 영역 중 특히 지문 채취와 DNA 분석 기법은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문 채취의 경우 지난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참사 때 고온처리법을 이용한 방법의 개발로 주목 받았고, DNA 분석은 2006년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 살해 사건 당시 사건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980년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당시 제대로 된 DNA 분석 장비가 없어 일본으로 분석을 의뢰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송호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경찰 수사에 있어서도 ‘선증거 후체포’ 시스템이 정착돼 가고 있다”며 “갈수록 복잡하고 지능화하고 있는 범죄 수사에 있어 과학수사는 필수불가결한 영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근래에는 수중과학수사와 법보행 분석 등 과학수사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월 경남 남해에서 살인미수 피의자가 바다에 유기한 흉기를 수중과학수사 요원들이 수심 3m 지점 바위틈에서 발견해 혈흔 및 DNA 분석을 통해 범죄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밖에 영상 속 인물과 용의자 사이의 걸음걸이 특징을 비교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정확도를 높이는 법보행 분석, 지문보다 많은 특징을 가진 손바닥 문양의 특징을 분석하는 장문(掌紋) 분석, 법최면 분석 등도 활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소위 ‘태완이법’ 발효 이후 경찰이 장기 미제 살인 사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로 한 것은 진화하고 있는 과학수사의 힘 덕분이었다.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주민등록증 발급신청서에 날인된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주민등록증 발급신청서에 날인된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경찰은 내년 1월부터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를 수사국과 분리하고, 과학수사관리관(경무관) 체제로 지휘 책임을 높이기로 했다. 송 센터장은 “조직 내부에서 과학수사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장비의 첨단화는 물론 직원들의 전문성 함양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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