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 여건 앞선 대전·세종으로
전출 공무원 67% 7, 8급 '손발'
충남도청에서 근무하다 타 시도로 자리를 옮긴 대부분이 조직에서 ‘손과 발’역할을 하며 활동이 가장 왕성한 7,8 급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충남도에 따르면 2013년 도청이 대전 중구 선화동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뒤 도청을 떠난 공무원은 총 85명에 이른다. 전출자 가운데 67%는 7급(38명)과 8급(19명) 공무원이 차지했다. 나머지는 6급 20명, 5급 3명, 4급 1명 등이다.
타 시도 전출의 주요원인은 자녀 교육과 정주여건이 손꼽히고 있다.
전출공무원 대부분은 대전에서 거주하다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홀로 이주하거나 통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청이전 당시 내포신도시 정주 및 교육여건이 빠른 기간 내에 좋아질 줄 기대했으나 3년이 지나도 크게 개선되지 않자 아예 근무처를 옮긴 것이다.
전출자 가운데 59명이 세종시에 근무하는 등 대부분 기존에 거주하던 대전시와 세종시에 둥지를 틀었다. 대전과 세종시 이외의 시도 전출은 8명에 그쳤다.
세종시 전출이 가장 많은 이유는 인사적체가 심한 충남도에 비해 승진요인이 많은 것도 한 요인이다. 또한 세종에서 근무하면 내포신도시에 비해 교육여건이 앞서는 대전까지 30분여만에 출퇴근이 가능해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A씨는 “도청이전 초기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라 이사를 생각했었으나 내년 중학교 입학을 앞두면서 내포신도시로 이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주여건과 교육환경을 따져보니 이사할 생각이 굳이 내포로 이사할 생각이 안든다”며 “ 기회가 되면 세종이나 대전으로 전출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공무원 조직의 허리역할을 하며 한창 일할 나이인 7,8급 직원들이 충남도청을 벗어나면서 자칫 조직의 활력이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충남도의 업무는 대전 등 광역시의 도시행정과 달리 시ㆍ군과 업무의 연계나 교류의 중요성 등이 커 7,8급직 실무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청 내 베이비부머 세대가 빠르게 명예퇴직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출의 원인이 그저 인사적체 때문인 건 아닌 듯하다”며 “기러기공무원의 부부 합류, 자녀교육, 부모봉양, 열악한 정주여건 등 개인사유를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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