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김경문 NC 감독은 확신에 가득 찼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 가을 야구를 경험하는 건 '공룡 군단'에 더욱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지만 길게 바라볼 때는 지속 가능한 강 팀으로 거듭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김 감독은 18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각 파트의 코치들에게 '너무 많은 주문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선수들의 머리 속에 많은 게 들어 있으면 오히려 잘 안 된다. 그럴수록 경기가 안 풀린다"고 밝혔다.
세밀한 플레이 하나 하나가 중요한 큰 경기라고 해도 벤치가 관여를 하는 건 최대한 자제하면서 선수들에게 경기를 맡기자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며 "감독은 선수들이 길을 못 찾을 때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투수, 타자 쪽에 다 관여하면 안 된다. 선수들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감독 용병술로 몇 경기는 이길 수 있지만 질 때도 있다. 선수가 강해야 팀도 강하다. 삼성이 왜 강한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도 '가을 DNA' 2년차다. 자꾸 가을 잔치 맛을 들이게 하면 더 큰 공룡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C는 지난 시즌 1군 진입 2년 만에 3위로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비록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 탓에 1승3패로 시리즈를 내줬지만 한 번의 실패를 거울 삼아 더욱 무서운 팀이 됐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줄고 필승 계투조 원종현의 암 투병에 따른 이탈로 전력 누수가 컸음에도 정규시즌에서 작년보다 나은 성적(2위)을 냈다. 시즌 막판까지 삼성과 선두 다툼을 할 정도로 힘이 생겼다. 김 감독은 "확실히 무게가 더 생겼다. 정규시즌에서도 연패 때 고비를 이겨내고 연승으로 이어갔다. 그 힘을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가을 야구에서 무뎌진 실전 감각을 극복하지 못한 채 첫 경기를 내줬지만 선수들은 분위기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지난해 쓴 약을 들이키며 생긴 내성 때문이다. 간판 타자 나성범은 "지난해 잔치를 즐기지 못하고 울상만 지었는데 올해는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방마님 김태군은 "작년에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거들었다.
사진=김경문 NC 감독.
창원=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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